한라는 만도를 얻고, 현대차는 3가지를 얻었다

더벨 박준식 기자 | 2008.01.21 15:30

[한라, 만도 인수]-현대차의 역할과 실익②

이 기사는 01월21일(14:4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가 한라의 만도 인수를 지원하면서 얻게 된 실익은 무엇일까.

현대차의 숨은 의도를 알기 위해서는 다시 현대차와 만도의 관계에 집중해야 한다. 현대차가 바라본 만도의 위치가 향후 둘 사이의 관계설정을 이루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이번 인수전에서 한라그룹을 도운 대가로 챙길 실익이 적지 않지만 직접 인수에 나설 이유는 별로 없었다고 분석한다.

만도 없어도 OK= 현대차는 3년전에 비해 만도를 계열사로 둘 필요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만도 인수에 실패한 이후 합리적인 가격에 카스코와 현대오토넷 등 관계 부품사를 인수했다. 특히 현대차가 만도의 기술 중 가장 눈독을 들였던 전자 제어 브레이크 시스템(ABS)의 시장점유율은 현대모비스와 카스코가 합병한 이후 과반을 넘었다.

여기에 모비스는 만도 인수를 통해 기대하던 스티어링 칼럼과 MDPS(Motor-Driven Power Steering) 제조 기술을 지난 3년 동안 자체적으로 확보했다. 만도가 개발 중인 기술은 독일 보쉬와 기술협력을 통해 공동개발하고 있다. 한마디로 현대차가 만도를 인수할 필요성이 사라진 것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3년 전까지만해도 만도의 고급기술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며 "부품 벤더(협력업체) 분류 중 만도는 첫번째에서 두번째로 순위가 하향됐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실익은= 현대차는 한라가 만도를 인수하면서 3가지 실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첫번째는 정몽구 회장이 범 현대가의 결집을 주도하면서 장자로서의 위상을 확인한 것이다. 업계에선 벌써 다시 외국계에 팔릴 뻔 했던 만도를 현대차가 후원해 한라가 다시 인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번째는 형제기업인 한라가 만도를 인수하면서 안정적인 부품공급원을 확보한 것이다. 만도의 기술이 3년전에 비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만도는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 미국과 독일 등 선진 완성차 업체에 대한 부품공급 확대에 주력해 왔다. 이 과정에서 선진업체의 기준에 맞는 기술과 규격을 개발하기 위해 치열한 자구노력을 벌였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앞으로 만도의 인수자가 된 한라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안정적인 부품조달과 전방위 기술제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토요타 자동차가 파워트레인의 명가 덴소와 트렌스미션(변속기)의 최고봉 아이신이라는 세계적인 부품업체들을 자회사로 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세번째는 만도의 상장에 따른 차익 가능성이다. 현대차는 한라의 인수를 간접적으로 도와준 명분으로 한라가 100% 지분회수를 완성한 후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기에 앞서 만도에 지분참여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라가 조만간 만도를 거래소에 상장할 것"이라며 "의무적으로 매각해야 하는 지분을 현대차에 배정하기로 양사 대주주가 묵시적으로 약정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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