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돌발악재가 '반등' 끊다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08.01.21 11:47

美 채권보증업체발 여파로 기관 매수세 위축..코스피 1700붕괴

우리증시의 투자심리가 또다시 얼어붙고 있다. 이번에는 미국 채권보증업체발 돌발악재가 주범이다.

21일 오전 11시39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1698.00으로 지난주말대비 2.12%(36.72p) 하락하고 있다. 이번주 강한 반등을 기대했지만 미국발 돌발악재가 상황을 다시 부정적 국면으로 몰고가고 있다.

이날 지수 하락은 크게 두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미국 채권보증업체(MBIA, 암박)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다. 미국에서 1∼2위를 다투는 이들 업체의 신용등급 하락은 미국 금융기관이 추가로 손실 상각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발 부실 망령이 또다시 살아나고 있는 셈이다.


◇美 금융주 또다시 대규모 손실상각 위기에 놓여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채권보증기관의 신용등급 하락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불확실성에 노출되는 것"이라며 "이로써 미국 금융주(시티뱅크, 메릴린치, JP모간 등등)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손실 상각금액이 지난 4분기 뿐 아니라 올해 1분기와 2분에도 만만치 않은 수준으로 추가될 수 있고 글로벌증시를 압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미국 채권보증기관발 돌발악재는 중동과 아시아 국부펀드의 자금 유입도 막을 수 있어 `엎친데 덮친격'으로 글로벌증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채권보증기관 신용등급 하락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미국 주택가격의 안정과 금리인하가 지금으로서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점.

미국 주택가격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도 `물가상승 압력'때문에 속시원하게 단행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다시 윤곽조차 알 수 없는 채권보증기관발 추가손실 상각규모가 글로벌증시에 먹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

이같은 불확실성은 당장 외국인과 기관들의 매매포지션 변화로 `가시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이날 오전 장중한때 외국인 선물 순매도가 3000 계약이 넘어서며 우리증시의 앞날을 부정적으로 보는 매매행태가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전 11시44분 현재 외국인 선물 순매도는 1800계약대로 다소 줄었지만 미결제약정은 여전히 최근 6개월동안 가장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반면 기관들은 지난주말 보였던 적극적인 순매수를 자제하는 모습이다. 1700 이하에서 일부 순매수에 나선 흔적이 있지만 지수 반등은 커녕 1700 회복에도 역부족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우리증시에 채권보증업체 관련 불확실성이 새롭게 제기되면서 외국인 순매도 강도가 더욱 뚜렷해진 모습"이라며 "이같은 순매도는 베이시스를 악화시켜 또다시 대규모 프로그램 차익거래를 부르는 구도로 우리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더 강력한 부양책을 원하는 시장

미국 경기부양책과 예상 금리인하폭(50bp)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도 오늘 아시아증시를 하락으로 몰아가고 있다.

지난주말 미국 부시 행정부가 1500억달러 규모의 세금 환급 등 경기부양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타이밍이 늦은데다 효과도 크지 않다"고 평가 절하했다. 지난주말 미국 다우지수가 경기부양책에 불구 되레 하락(0.49%↓)한 것이 이같은 심리를 여실히 보여준다. 금리인하폭도 50bp보다는 75bp 정도는 되야 증시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결국 시장은 기대했던 수준보다 좀더 강도높은 대책을 내놓으라고 아우성이다. 만약 미국 정부가 여기에 부합하는 카드를 내놓지 못할 경우 `긍정적 재료'가 오히려 `실망스런 악재'로 돌변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과장은 "미국 채권보증업체발 악재로 글로벌 증시에 또다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우리 기관들은 다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 추가 경기부양책이나 금리인하폭 확대가 나와주지 않으면 투자심리는 또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돌발변수와 기대했던 재료들에 대한 실망감이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마틴루터킹의 날 휴장을 끝내고 23일 새벽 미국증시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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