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안대로 산은의 매각가치가 60조원이 되려면 통상 은행의 자산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인 주가순자산배율(PBR)을 최소 2배 이상으로 잡아야 한다. 산은의 자기자본 18조원(2007년 6월말 기준)에 PBR 2.2배를 곱하고, 보유 기업 지분의 매각가치를 20조원으로 보고 이를 별도로 더해야 60조원이 나온다.
업계는 우선 산은의 PBR를 이렇게 높게 잡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현재 국민은행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의 PBR는 각각 1.49배, 1.83배, 1.28배, 1.33배다. 지난해 9월 HSBC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인수하는 계약을 하면서 합의한 인수가를 역산하면 PBR는 약 1.76배(2007년 9월)로 나온다. 물론 이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가격이다.
산은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매각하는 지분 49%에는 은행권 평균인 PBR 1.5배를, 나머지 51%에는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감안한 1.95배를 각각 적용하면 산은의 매각가치는 31조1400억원가량에 그친다.
산은이 보유한 기업 지분의 가치를 별도로 더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 우리은행이나 외환은행 등 다른 상장 은행(우리은행은 지주사가 상장)도 하이닉스나 현대건설 등 보유 기업의 지분가치가 만만치 않은데 산은만 보유 지분 가치를 별도로 더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
증권업계 M&A 전문가는 "보유 자산을 별도로 따진다면 PBR를 그렇게 많이 쳐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산은이 보유한 기업 지분의 가치는 장부상으로 지난해 6월말 현재 12조7881억원이다. 매각가격은 시장 상황, 매각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지만 어쨌든 20조원이라는 가치도 상당히 높여잡은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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