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회동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에 협조를 요청하는 의미가 컸다.
이 당선인은 "필요하면 일(개편안 작업)을 했던 사람을 보내서 설명도 하겠다"며 "많이 생각하고 (개편안을 마련)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손 대표는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 당선인의 '여야 협력모델' 구상에 동조하고 덕담을 건넸으나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선 조목조목 따졌다. 견제세력의 대표로서 할 일은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두 사람은 오후 2시경 국회 신당 대표실에 마주 앉았다. 각자 대통령 당선과 당 대표 취임을 축하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간간이 손을 맞잡기도 하는 등 화기애애했다.
손 대표가 화제를 정부조직 개편안으로 돌리자 두 사람은 보일 듯 말 듯한 신경전을 펼쳤다.
손 대표는 "대통령이 어느 때보다 막강해지는 것 같다" "총리 위상이 상당히 격하됐다"는 등 개편안 내용을 지적했다.
이 당선인은 '막강한 대통령' 지적에 "그런 게 아니고 내각을 중심으로 할 거다, 경호실장도 처장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대표는 민감한 주제인 통일부 폐지방안을 거론했다. "할 일이 많으시겠지만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앞으로 구체적으로 면밀하게 검토하겠지만"이라고 말하자 이 당선인은 "오늘 외신도 질문을 했는데 짧게 답했다"며 "이제 두 부처가 밀실에서 (남북관계를 논의)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답했다.
'두 부처'란 한국의 통일부와 북한의 통일전선부를 일컫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 당선인은 또 "(폐지가 아니라) 융합이고 강화됐다, 검토를 나중에 해주시면 좋겠다"고 거듭 말했다.
손 대표는 "당선인이 우리 사회 소외계층에 대해 배려가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이 있고 남북관계와 통일정책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하자 당선인은 "한 나라의 정책이 급히 그렇게 크게 왔다 갔다 할 일 없다. 소외계층은 누구보다 걱정하고 잘 할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예정에 없던 이 자리는 이날 오전 이 당선인측에서 손 대표에 회동 의사를 타진, 성사됐다.
대화 도중 손 대표는 개편안 자료를 뒤적이며 "이것때문에 오신 거죠"라 말했고 이 당선인은 "그것과 관계 없이, 원래 (만날) 스케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손 대표를 만난 뒤엔 문래동 민주노동당사를 방문, 심상정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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