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KTF "SKT 하나로 인수반대" 협공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 2008.01.17 16:31

잇딴 건의문 제출..고질적인 '건의문 마케팅' 비판도 제기

LG그룹 통신 3사와 KTF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와 관련, 조직분리를 앞둔 주무부처 정보통신부를 상대로 건의문 마케팅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통신업체들이 공정경쟁 및 시장발전을 명분으로 자사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규제기관을 상대로 건의문을 남발하는 고질적인 건의문 마케팅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등 LG그룹 통신 3사와 KTF는 정보통신부에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한 자사의 견해를 담은 건의문을 각각 제출했다.

◆LG통신 3사, 잇따라 '인가불허' 건의문 제출

이들 업체들은 앞서 SK텔레콤하나로텔레콤 인수에 공동 대응을 선언했지만, LG그룹 통신 3사는 '인가불허'를, KTF는 '인가조건부과'를 각각 주장하는 등 입장차에 따른 차이를 노출했다.

LG그룹 통신 3사는 외부 법률자문기관의 자문을 받아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시 경쟁제한 효과, 이용자이익 저해여부 등을 검토한 내용을 담은 법률의견서를 제출했다.

LG그룹 통신 3사는 지난 2일에 이어 두번째로 제출한 이번 법률의견서에서도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는 시장경쟁을 제한하고, 이용자이익을 저해하는 등의 폐해를 발생시킬 것"이라며 인가반대 입장을 강하게 표명했다.

업계에서는 LG통신 3사가 이처럼 강력하게 인가불허를 주장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KT-SK텔레콤의 양강구도로 통신시장이 재편될 경우 자신들의 입지 축소를 우려하는 점도 있지만, 당장 SK텔레콤에 대한 LG텔레콤의 800MHz 로밍요구 등 당면과제에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일부 업계전문가들은 하나로텔레콤 인수전의 한축이었던 LG그룹 통신 3사가 이제와서 무조건적인 인수불허를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KTF, 10개 인가조건 붙여야

공동대응 선언에도 불구, 이달초 LG그룹 통신 3사의 건의문 제출시 동참하지 않았던 KTF는 이번에 단독으로 10가지 인가조건방안을 담은 건의문을 제출했다.

KTF는 건의문에서 "이동통신시장의 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이 유선시장 2위인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경우, SK텔레콤의 지배력 심화는 물론 초고속인터넷·IPTV 등 유무선 융합시장 전반으로 지배력이 전이될 우려가 있다"며 인가심사시 자사가 제시한 인가조건방안을 적극 고려해달라고 건의했다.

KTF가 제시한 인가조건은 SK텔레콤 800MHz 여유대역 주파수의 회수 및 재배치, SK텔레콤의 네트워크운영(NO)/서비스(SP) 분리 및 NO의 소매영업 금지, 800MHz 독점사용에 따른 과거 부당이익 환수를 위한 SK텔레콤 접속료 인하 등이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KTF가 제시한 인수조건의 일부는 현재 시장경쟁상황을 고려하면, 모회사인 KT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하는 것으로 자가당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컨대 그동안 다른 통신사업자들은 시내전화시장의 90%를 점하고 있는 유선시장의 지배적사업자인 KT의 시장지배력 전이를 막기 위해서는 시내전화 부문을 별도 자회사로 분리시켜야한다고 KT를 지속적으로 공격해왔다. KTF가 주장한 SK텔레콤의 NO/SP 분리 및 NO의 소매영업 금지는 사실상 KT에 대한 후발업체들의 주장과 동일한 내용이다.

KT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우려하면서도 직접 나서지 않고, 자회사인 KTF만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은 장기적으로 KTF와의 합병 등 지배구조 개선을 고려한 측면도 있지만, 당장 SK텔레콤에 대한 공세가 당장 자사에도 '부메랑'이 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느 통신업체도 이번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인가를 못받을 것으로 생각치는 않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처럼 건의문 마케팅이 고개를 드는 것은 결국 이를 통해 한가지라도 현실적인 이득을 취하겠다는 계산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4. 4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