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지분 43%확보 이재현 CJ회장의 명암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08.01.17 16:12

[지주회사 CJ와 이재현회장<上>]불필요한 부분에 에너지 낭비했다는 지적도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지주회사 CJ 지분 43.3%를 확보,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하며 실질적인 지주회사 개편을 마무리 지었다.

부실 계열사로 인한 그룹의 동반 부실 폐해를 구조적으로 방지하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자회사의 독자 경영을 독려하자는 게 지주회사의 본질적 취지다. 다만 대주주의 안정적 지분 확보가 뒷받침돼야 작업이 순조로워지고 M&A 위협등 경영외적 외풍에서도 자유롭다.

CJ는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직전까지 이재현 회장이 19.6%의 지분을 보유해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였다. 그러나 안정적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지분을 대폭 확충해 발행 주식의 절반에 가까운 43.3%까지 지분을 늘렸다. 실질적인 적대적 M&A 위협에서 벗어난 것이다.

◇CJ제일제당 대주주 지분 공개매수

이재현 회장이 지주회사 CJ 지분을 종전 19.6%에서 43.3%로 늘리는 데는 무려 6000억원 이상이 소요됐다. 주당 8만1400원씩 816만5399주를 매입한 것. 정확히 6646억원이 들었다.

이 자금은 이 회장이 보유하던 CJ 지분 19.6%가 지주회사 CJ와 사업회사 CJ제일제당으로 분할되자 지주회사 CJ가 CJ제일제당 주식의 공개매수를 통해 이 회장 지분을 모두 사들이면서 마련됐다.

지난해말 실시된 공개매수에서 CJ는 CJ제일제당 주식 225만9691주를 사들였다. 이 가운데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사들인 주식은 221만5545주로서 매수물량의 거의 대부분이 이 회장 보유 분이었다.

매수단가는 주당 30만원씩, 6646억원어치에 해당한다. 이 회장은 해당 금액만큼 CJ의 신주를 배정받았다. CJ는 공개매수 방식을 통해 특정 대주주에 대한 혜택이라는 공정성 시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대주주는 지주회사 지분을 늘려 지주회사 지분을 대량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렸다.


◇"지주회사 전환 대가 만만찮네"

CJ가 CJ제일제당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단행한 것은 지주회사는 상장사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지주회사법 때문이다. CJ는 CJ제일제당에 대한 공개매수 이후 지분을 종전 19.1%에서 39.14%로 늘렸다.

자회사 지분 보유 요건을 충족시키고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실시한 공개매수는 주당 매수 단가 책정 과정 등에서도 문제의 소지는 없지만 CJ는 적지 않은 비용을 감당해야 했다.

CJ제일제당의 지분 20%에 해당하는 양을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매입해 자회사 충족 요건을 훌쩍 넘어선 것은 불필요한 부분에 에너지를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CJ제일제당 주식 매입의 대가로 발행되는 CJ 신주 가격이 주당 8만5600원에서 8만1400원으로 하향 조정돼 일반 소액주주들의 참여 욕구를 꺾어 결과적으로 공개매수 청약에 이재현 회장이 단독으로 응하다시피 한 건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CJ 관계자는 "CJ 신주 발행가 산정은 유가증권발행에 관한 증권거래법을 적용해 아무 문제가 없다"며 "지주회사로 전환은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 발전과 주주 이익을 높이는 것으로 매우 긍정적이며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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