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金테크, 환율 등 변동성 "조심"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 2008.01.26 17:08

[머니위크]날개 단 금값...금 투자법

디자이너 윤모(38) 씨는 요즘 입이 귀에 걸렸다. 지난해 봄에 시작한 금 투자로 돈 방석에 앉았기 때문이다. '밥 사라'고 성화인 동료들에게 그가 건네는 의미심장한 성공 비결. "뭐든지 쌀 때 사야 하잖아요. 그때 금 투자를 한다고 할 때 거래 은행에서도 말렸어요. 지난 5년 동안 오르지 않았다고. 그래서 전 더욱 투자해야 될 때라고 생각했죠."

그는 "최근 금값이 많이 올라서 내년이 되기 전에 추이를 봐가며 팔 생각"이라며 "한동안 얼어붙다가 다시 또 폭등하겠죠"라며 재테크의 고수(?)다운 면모를 보였다.

'지난해 같이 투자할걸!'하고 땅을 치는 그의 동료들. 이제라도 金테크 해볼까? 이미 늦었나? 의견이 분분하다.

황금의 전성시대다. 올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날로 치솟은 금은 지난 14일 온스(31.1035g)당 900달러를 돌파했다. 머지않아 '금값 1000달러 시대'가 도래한다는 설도 파다하다.

과연 실현 가능한 장밋빛 전망일까. 물가가 요동칠수록 더욱 각광받는 금 투자법과 유의점을 알아봤다.

◆금괴 '실물' 부과세 10%, 금테크는 '금 적립 상품'이 유리

'금괴'는 영화나 소설 등에서는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실제 일반인들이 사고 팔기는 힘들다. 시중의 금은방 등지에서 구입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순도나 질량 등을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금 실물을 안전하게 거래하는 방법으로 대표적인 것이 은행을 이용하는 것이다. 국내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등이 골드바(금괴)를 판매한다. 영국 LBMA(런던금시장협회) 인증을 받은 순도 99.99%를 팔고 있다. 신한은행은 재매입도 가능하다.

판매되는 골드바의 무게별 종류는 1㎏, 500g, 100g 등 3가지. 가격은 신한은행의 경우 16일 기준 g당 2만7420원, 3.75g(1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10만2825원이다. 같은 날 한국귀금속판매중앙회가 고시한 순금 1g의 소매 시세 가격이 3만3866원에 비해g당 6000원 정도 차이가 났다.

한 금 전문가는 "은행에서의 금 매매가격은 금 도매 가격보다는 다소 비싼 편이지만 일반인이 소매로 구입하는 것보다는 3.75g(1돈)당 2만원 가량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금 실물 거래는 어디서 사든 10%의 부가가치세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단 증여나 상속에 따른 세금은 없다.

금의 소유보다 '투자'가 주된 관심이라면 금 관련 적립 상품을 눈여겨볼 만하다. 동일기간 투자하더라도 골드바를 매매하는 실물 거래처럼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아도 되므로 수익성에서 유리하다. 신한은행이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통장에 금을 적립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

신한은행의 '골드리슈'는 매월 적금처럼 통장에 금을 적립하는 적립상품과 기간 및 금액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입출금 거래를 할 수 있는 자유통장 등 2가지 종류 중 선택할 수 있다. 최소 적립량인 1g 이상이라 적은 금액으로도 거래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또 금 실물 거래를 하지 않으면서도 금 가격 상승시에는 동일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골드리슈 금 적립통장'의 수익률은 14일 기준 지난 1년간 약 42.67%. 최근 1개월간에도 13.82%나 올랐다.

하지만 예금 상품이지만 이자가 없고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다. 게다가 원금보장이 안된다. 금값이 떨어질 경우 원금의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원/달러 환율도 따져보아야 한다. 금 시세는 국제 금시세 및 원/달러 환율에 의해 변동될 수 있다. 금 가격이 올라도 환율이 폭락하면 원금을 잃을 수 있는 셈이다. 신한은행에서는 이러한 원/달러 환율에 의한 변동성을 제거하기 위해 국제 금시세에만 연동하도록 하는 원/달러 선물환거래 서비스를 하고 있다.

황재호 신한은행 과장은 "선물환 약정을 맺을 것인가 아닌가는 향후 달러가 강세일 것인가를 예측해봐야 할 사안"이라며 "지금처럼 달러가 약세인 경우에는 선물환 약정 계약을 맺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간접 투자 상품, 변동성 多 분산 투자로 활용해야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금 관련 파생상품이나 펀드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하나은행은 25일까지 국제 금시세에 연동해서 수익이 결정되는 '골드연동형 주가지수연동예금'을 판매한다. 만기때 신규일 대비 20% 이상 상승하면 최고 연 11%가 지급된다. 최저 가입 금액은 500만원이며 1년 만기 상품이다. 세금 우대 혜택 및 원금의 90%까지 예금 담보 대출도 가능하다.

하지만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금 관련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은SG자산운용의 골드마이닝주식펀드와 메릴린치 월드골드펀드가 대표적이다.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펀드’는 금, 은, 다이아몬드 등 귀금속과 관련된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는 해외주식형펀드로 최근 6개월 수익률이 23.27%를 기록했다. 역외펀드인 메릴린치의 ‘월드골드펀드’는 최근 6개월간 39%의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러한 금 관련 간접 투자상품에 투자할 때에는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분산 투자가 권장된다.

진동희 기은SG자산운용 마케팅본부 과장은 "금은 다른 원자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다고 하지만 주식시장과 비교하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금 관련 펀드는 금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더 크고 지금처럼 주식시장이 무너질 때는 수익 하락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미국 달러에 연동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의 위험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온스당 1000달러 시대 코 앞?

1987년 블랙먼데이를 예고한 국제 투자 전략가 마크 피버는 “달러화 가치 하락과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고 다변화로 2008년에는 금 가격이 온스당 1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금 가격 '고공행진'의 원인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신한은행 골드뱅킹팀에 따르면 첫째 금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금 투자수요를 증가시킨다고 한다. 둘째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달러의 대체 수단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셋째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 등이다.

신한은행 골드뱅킹팀 관계자는 "최근 단기 가격 급등 현상으로 인해 꼭지점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지만 조정기간은 길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며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은SG자산운용 관계자도 "단기 조정을 거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온스당 800~100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러나 변동성이 크므로 금 관련 상품의 투자는 '올인'보다는 10~20% 정도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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