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후폭풍 "장비 대금은 제때 줄 수 있나?"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08.01.17 09:06

미국 일본 등 장비업체들, 삼성전자 8세대 페이즈2 장비 발주시 우려 전달

삼성 특검의 후폭풍이 글로벌 생산 현장에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전세계 3파전으로 치러지고 있는 LCD 차세대 경쟁의 핵심 키인 LCD 장비 발주 과정에서 삼성 특검으로 인한 사업차질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8세대 페이즈2(2단계) 투자 과정에서 미국과 일본 장비업체들이 특검으로 인한 대금 지불 지연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검의 압수수색이 진행된 후 일본과 미국 2~3군데의 장비 업체들로부터 대금 지불은 제 때 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이 장비발주를 직접 거부한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특검을 거론하며 대금 지불이 제때 될 수 있는지를 문의하는 등 삼성의 약점을 얘기하면서 협상력이 현저히 저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LCD시장은 127cm(50인치)급 대형 LCD 부문인 8세대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 삼성전자, LG필립스LCD, 일본 샤프, 대만 AU옵트로닉스 등 LCD 제조업체들이 이들 장비업체로부터 8세대 장비를 먼저 조달하기 위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들어 장치산업인 LCD 시장이 호황을 구가하면서 어느 업체든 먼저 장비를 받는 쪽이 더 빨리 생산해 시장의 헤게모니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장비대금 지급을 문의하는 이들 외산 장비는 노광기와 증착기 등 LCD 제조공정의 핵심 장비로 상당수 장비는 국산화가 되지 않은 것이어서 국내 조달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들 장비는 첫 발주에서 납품까지의 제조과정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장비 제조업체 입장에서도 불확실성을 줄이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이같은 문의를 해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LCD 장비시장이 장비 공급 부족으로 인해 '수요자 중심의 시장'에서 '공급자 중심의 시장'으로 바뀌면서 장비 공급업체들이 안정적인 수요자에게 우선 장비를 공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 LCD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특검에 대한 해외 업체들의 우려로 인해 장비조달의 어려움을 겪을 경우, LCD 강국 코리아의 위상이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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