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기정사실' 두렵지 않다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08.01.16 12:00

서서히 불거지는 '1700 바닥론'…"좀더 상황 지켜보라" 주장도

증시는 '기정사실'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기정사실은 공포와 탐욕을 부르지 못한다. 항상 새로운 뉴스를 쫓는 게 증시 속성이다. 시장의 예측과 정반대의 뉴스만이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

미국 최대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산설이나 최근 2년간 최악의 미국 실업률, 180억달러에 달하는 시티그룹 서브프라임 손실 상각규모 등등이 바로 그랬다. 갑자기, 순식간에 시장 예측을 뒤흔들며 증시의 손목을 비틀었다.

그러나 시간은 강하다. 이런 소식들은 이제 서서히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메릴린치와 JP모건 등 남은 금융주의 4분기 실적발표 변수는 이제 악영향의 정점에서 한발 내려서려 한다. 최근 6개월동안 처음으로 감소한 미국 소매판매액 발표로 경제지표에 대한 우려도 하나둘씩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이제 새로운 뉴스로 글로벌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사안들이 어떤 게 남았는지 곱씹어 볼 때다. 시장의 예측과 정반대의 결과들이 증시에 미치는 폭발력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시장의 악재들이 하나둘씩 '기정사실'이 되고 맷집이 붙으면 증시는 반등할 것이다.

16일 오전 11시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1718.14로 전일대비 1.65%(28.80p) 하락하고 있다. 하락세는 여전하지만 이날 새벽 미국 다우지수 하락폭(2.17%)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701까지 밀리며 '1700 붕괴'가 현실로 나타나는가 싶더니 이내 낙폭을 줄이며 1710∼1730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과연 바닥이 어디냐에 쏠린다.

코스피지수가 1701까지 밀렸기 때문에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1700이 무너져야 이번 폭락이 일단락될 것이라는 주장도 들린다. 한가지 분명한 점은 이제 지수는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기 위한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는 점이다. 이번 하락장에서 맞아야 할 매가 100대라면 75대 정도는 맞았다.

◇조금씩 불거지는 `지수 바닥론'

기술적 분석 전문가들은 속속 `지수 바닥론'을 제기하고 있다.

지기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차트상으로 60주 이동평균선이 지나가는 1695선에서 바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하락으로 큰 매는 모두 맞았고 이제 남아있는 하락은 여진 정도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정인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오늘 1715 수준에서 바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 지수대가 바닥에 근접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이번주가 끝나면 본격적인 기술적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기호 팀장은 "지금까지 선례로 볼 때 어제 5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우하향 돌파하는 데드크로스가 연출됐는데 이전까지는 이후 15 영업일 이내에 강한 기술적 반등이 나왔었다"며 "당장은 좀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이제는 반등을 노린 저점 매수도 감안해볼 때"라고 했다.

기술적 반등이 의외로 강할 경우 1830∼1840 회복도 가능할 수 있다.

◇좀더 상황을 지켜보자

그러나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일부에서는 "1700 초반이 바닥이라면 기관들이 왜 움직이지 않느냐"며 "지금 당장 바닥론을 제기하는 것보다 기관, 특히 연기금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게 최선책"이라고 밝혔다.

실제 오전 11시54분 현재 기관 순매수 금액은 3562억원이지만 프로그램 순매수
금액(3257억원)을 감안하면 적극적인 매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신중론자들은 1700이 무너지면 1600대 중반까지 지수가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장은 반등이 나올 수 있다고 보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며 1700 초반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다.

미국발 충격이 한차례 더 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우지수가 6거래일째 12500을 지지하고 있지만 더이상 지지가 힘들고 무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에도 추가적인 후폭풍이 불 수 있다.

지수 바닥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주 마지막 남은 3거래일을 코스피지수가 어떤 모습으로 통과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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