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가 투자한 ML이 직면한 3가지 위험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1.16 08:34

'주가 희석-높은 이자비용-소극적 투자행태'

메릴린치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 관련 상각으로 바닥난 자본을 메꾸기 위해 의무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해외투자자들로부터 66억달러의 자금을 수혈받기로 했다.

이번 투자자는 한국투자공사(KIC), 쿠웨이트 투자청, 일본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으로 구성됐다. 앞서 메릴린치는 지난해 12월 24일에도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으로부터 50억달러를, 데이비스 셀렉티드 어드바이저스로부터 12억달러를 수혈받았다.

메릴린치는 지난 5년간 부채담보부증권(CDO) 발행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며 한때 많은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증가에 따른 신용위기가 발생하지 CDO 시장은 얼어붙었고, 메릴린치의 상각규모와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에 따라 메릴린치는 새로운 최고경영자(CEO)인 존 테인이 부임한 이후 총 128억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그리고 불필요한 부문을 매각하는 등 부실한 실적을 되돌리기 위한 구조조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메릴린치는 4분기 150억달러에 달하는 추가 상각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3분기 상각규모인 79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신임 테인 CEO는 외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메릴린치의 다양한 사업 부문을 유지하고 또 재무적인 안정성을 보존해야만 하는 중요한 과제를 수행해야만 한다.

◇ 메릴린치 회생 과정에 직면할 3가지 위기


하지만 이 과정에서 메릴린치는 수많은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CNN머니는 15일(현지시간) 메릴린치가 어려운 회생 과정에서 △ 의무전환우선주 발행에 따른 주가 희석 △ 9%에 달하는 이자 제공 등 차입 비용 증가 △ 소극적 투자 행태로의 변환 등 3가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선 자금을 빌릴때 발행한 막대한 수의 의무전환우선주(convertible preffered securities)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들 주식들은 향후 수년내 자유롭게 보통주로 전환될 수 있다.이 경우 수천만주의 주식이 갑자기 시장에 신규 유통되고 주가 수익률(PER)이 악화돼 주가는 희석(주가 하락)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메릴린치는 이번 66억달러 의무전환우선주 발행 대가로 9%라는 높은 금리를 지불키로 합의했다. 이자 비용만 연간 5억9400만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법률회사인 로웬스타인 샌들러의 스티브 시에서 변호사는 회사를 구해야할 특명을 가진 테인으로써는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 발행을 전제로 투자를 받는 방식으로 이뤄진 이번 자금 수혈은 메릴린치에게 신속성과 안정성 차원에서 매력적인 방법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메릴린치의 막대한 CDO 손실로 인해 향후 투자행태가 소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메릴린치는 이번 투자를 받으면서 투자자들이 이사회 진출 등 경영권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메릴린치의 새로운 경영진들은 투자를 받으면서도 자신의 위치에 대해 안심하게 됐다.

새로운 경영진들은 스탠리 오닐 전 CEO의 서브프라임과 CDO를 중시해온 투자 방식에 대해 손질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경우 투자는 보수적으로 운영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메릴린치의 공격적인 투자를 선호해온 상당수 주주들은 불만을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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