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美경기, 둔화냐 침체냐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8.01.15 17:42

증권가, 침체에 무게…일부 외국계 긍정적 전망 유지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거세다.

둔화(Slowdown)는 있으나 침체(Recession)은 없을 것이라던 시장의 자신있는 목소리는 점차 잦아드는 모습이다.

"경기침체를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배제하기도 힘든 나라가 지금의 미국"

이라는 장화탁 동부증권 이코노미스트의 말 속에서는 이같은 고민이 묻어난다.

하지만 국내증시에도 미국경기 침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증시도 이같은 분위기에 화답하듯 5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박상현 CJ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기는 8년만에 리세션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리세션의 기간은 '짧은'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1) 負(-)의 자산가격 효과, 2) 유가 충격, 3) 고용여건 악화 및 4) 신용 경색이 그가 꼽은 리세션의 이유다.

다만 리세션의 기간은 2분기에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기사이클상 평균 수축(리세션)기간이 1945년 이후 평균 10개월 수준이지만 이번 리세션은 이 보다는 짧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負(-)의 자산효과 효과로 대변되는 미국 주택경기는 금년 2분기를 기점으로 최소한 최악의 국면, 즉 저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경기 정점이후 2년이 지난 주택착공사이클, 공격적 금리인하 및 주택재고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이들 악재는 2분기를 고비로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유가 역시 2분기 이후 전개될 미국의 대선정국(정치사이클)과 전략비축유 방출 카드 등이 유가하락을 유발시키면서 미국 경기회복에 일조할 여지가 있다고 풀이했다.

박 연구원은 "경기침체의 4가지 악재가 2분기를 기점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높고 미 연준과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리세션 기간을 단축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북경 올림픽을 앞두고 긴축기조 완화에 따른 중국 경기 반등 가능성도 리세션 조기 종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때문에 금융시장입장에서 2분기는 추세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시기라고 풀이했다.

반면, 몇몇 외국계 금융사들은 아직까지 침체를 인정하지는 않으려는 모습이다. 때문에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극단적인 반응을 자제해야한다는 분위기다.

푸르덴셜 금융그룹은 미국이 성장률 둔화를 겪겠지만 경기침체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존 프라빈 푸르덴셜국제투자자문 수석 투자전략가는 15일 "미국의 경제성장은 상반기 1.5%로 급격하게 둔화된 뒤 하반기에 들어서 약 2%정도로 점차 나아질 것"이라면서 "경기침체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존 프라빈은 다만 2008년 글로벌 성장성은 '둔화'를 예상했다. 심각한 주택가격 하락, 지연되고 있는 신용경색, 그리고 높은 유가가격은 GDP 성장을 막고 있다는 것. 그러나 수출과 투자소비는 성장률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이머징 국가들의 성장률은 2007년에 강한 성장률보다는 다소 둔화되겠지만 견조한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증시와 관련, 모간스탠리는 "한국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여력이 충분하다. 한국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모간스탠리는 코스피가 최근 2개월간 조정을 받고 있지만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은 꾸준하며, 2008년에도 계속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간스탠리는 특히 한국 투자자들의 '주식관련 상품 선호'라는 구조적인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수급상황을 예상했다. 아울러 신정부의 경제성장 정책이역시 주식시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참여자들이 '침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같은 상황을 놓고도 분위기에 따라 '둔화'가 될 수도, '침체'가 될 수도 있다.

투자자들로서는 실제 '침체'여부를 고민하는 것 보다는 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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