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 융단폭격,핵심인물 소환초읽기?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8.01.15 17:10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이 이건희 회장의 자택과 삼성그룹 본관, 태평로 빌딩 등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섬으로써 그동안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 정면 승부를 걸고 나섰다.

자택이 압수수색당한 이 회장은 김 변호사가 제기한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며, 삼성 본관은 조성된 비자금이 보관된 비밀금고가 있던 곳으로 지목된 바 있다. 태평로 빌딩 역시 삼성 측의 검찰 수사 대응과 로비 모의가 직접 이뤄진 곳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활동 초반부터 삼성그룹의 심장부를 겨누고 있는 것은 검찰 수사의 연장선에 있는 이번 수사의 특징이 잘 드러내고 있다. 검찰 단계에서 기초 수사가 상당 부분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이번 압수수색을 계기로 특검팀의 핵심 인물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에 앞서 수사를 벌인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은 지난해 11월 말 출범한 이래 3달 동안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 관련자 소환 등을 밀도 있게 진행해 왔고, 그 진행 내용을 담은 4만2000쪽 분량의 문서를 특검팀에 전달했다. 이번 특검 수사는 검찰 단계에서 기초적인 수사가 대략 마무리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특본에 소속됐던 서울중앙지검 강찬우 부장검사 등 검사 3명이 특검에 투입됐다. 특본에서 여러차례에 걸쳐 소환돼 조사를 받았던 김용철 변호사 역시 마찬가지로 특검 사무실로 옮겨 조사를 받고 있다. 이 회장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같은 바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조 특검은 출범 첫날 간담회에서 수사 기간이 짧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여기에 검찰 특본에서도 삼성과 관련 금융회사, 감독기관의 실무자 소환 조사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사실은 핵심 인물 소환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보통 압수수색은 범행 증거가 남아있을만한 장소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사건이 불거진 이후 한참 만에 이뤄진 이 회장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은 범죄 증거 발견이 목적이 아니라, 피의자 소환을 앞두고 최종 정리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추측이다.

아울러 그동안 검찰 특본에서 진행한 수사를 통해 핵심 임물의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낳게 하고 있다.

한편 이번 이번 압수수색은 제기된 의혹이 다양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 조치로도 볼 수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특검이 밝힐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승계 재판 과정에서의 증언 조작, 정·관·법조계 상대 로비 의혹에 두루 맞춰져 있다. 특검 관계자가 첫날 "사안이 모두 연결돼 있어서 업무분담할 수가 없다"고 밝힌 것과도 맞아떨어진다.

따라서 관련자 소환은 사안별이 아니라 전체적인 의혹 해소 차원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수사 범위가 넓은 만큼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기존에 한두차례 부르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던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장기간 동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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