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1년 이후 처음 소비 감소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8.01.15 11:42

소비감소세 가속화

미국의 소비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12월 개인 소비 지출은 1991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개인 소비가 줄어드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특히 이번 소비 감소세는 저소득층과 부유층 등 수입 차이를 막론하고 전개되고 있다.

중산층 이하를 주고객층으로 삼고 있는 타깃, JC페니같은 대형 할인점은 물론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노드스톰이나 티파니 등 고급상점도 지난해 12월 매출 부진을 겪었다.

경기 전망을 엿볼 수 있는 소비자 신뢰도 급락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앤드류 코헛은 소비자들의 경제 만족도가 15년래 최저로 추락했다고 전했다.

카드 사용도 감소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자사 카드 가입자들의 카드 사용 증가세가 지난해 12월 초부터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카드 사용 증가세가 늦춰진 것은 IT버블 당시인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여전히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해 12월의 소비 감소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설명하며 소비 감소와 경기 침체 우려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불안에도 웬만해선 소비를 줄이지 않는 미국 소비자들의 특징을 고려해볼 때 이번 감소세를 간과하긴 어렵다.


미국 국내 소비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1980년 이후 단 15개월뿐이다. 그간 미국 경제는 1980년대 부동산 가격 폭락과 2000년대 IT 버블 등을 경험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고유가나 주택가격 하락, 신용위축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고소득층도 경기 우려로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중산층 이하 고객이 주를 이루는 콜스와 마시스 백화점의 12월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11%, 7.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급백화점인 노드스톰의 매출도 4% 줄어들었다. 마찬가지로 대형 보석판매상 티파니의 판매도 감소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카드 1장당 연 평균 1만2000달러 이상을 사용하는 부유층 카드 사용자의 연체 비율 역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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