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총제 폐지-금산분리 완화, 수도권은?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01.14 11:00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지주회사 규제 완화, 금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소유 제한) 재검토 등. 숨가쁘게 달려 온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규제완화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렸다. 수도권 규제를 맞이하면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4일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게 규제 개혁"이라며 기업규제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부터 우선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규제 일몰제와 네거티브 시스템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규제와 관련해서도 이 당선인은 "특정지역을 완벽히 규제해서 다른 지역이 도움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계속 쓴다면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약으로 내세웠던 출총제 폐지와 금산분리 완화는 이미 정리가 된 터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5일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출총제 폐지 약속을 받아냈다. 더불어 지주회사에 대해서도 부채비율 200% 제한 규정과 비계열사 지분 5% 초과 보유 금지 규정을 폐지키로 했다. 이로 인해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타이어가 출총제에서,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은 부채비율 규제에서 벗어나게 됐다.

금산분리 문제도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은행 인수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인수위가 조기추진 과제로 꼽은 산업은행 민영화와도 맞물린 문제이기도 하다.

곽승준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원은 지난 7일 재정경제부 업무보고에 대한 브리핑에서 "연기금이 제한없이 은행 지분을 인수할 수 있도록 현행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며 "연기금 등의 은행 인수를 제한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데 재경부과 의견이 접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연기금의 은행 인수에 대한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될 경우 국민연금이 단독 또는 컨소시엄 방식으로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수도권 규제는 미뤄질 공산이 크다. 이 당선인은 "당장 수도권 규제를 풀겠다는 뜻은 아니다"며 "지방의 여건을 수도권보다 유리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지방투자 촉진에 발맞춰 수도권 규제 완화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현재 수도권에서는 국내 대기업의 공장 신설이 금지되고, 14개 첨단업종의 증설만 예외적으로 가능하다.

인수위는 중장기적으로 수도권 내 성장관리권역에서의 대기업 공장 신·증설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도권 공장총량제도 검토 대상이다.

그동안 재계가 요구해 온 '수도권 공장 신·증설의 원칙적 허용, 예외적 금지'가 수용될 지 관심거리다. 이 당선인의 이날 "네거티브 시스템 도입의 적극 검토" 발언과 맞물리는 대목이다.

다만 환경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수도권 규제가 풀리더라도 수도권 내 과밀억제권역과 자연보전권역에서의 공장 신·증설은 현행대로 금지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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