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신흥證인수..M&A.대형화 신호탄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송선옥 기자 | 2008.01.14 10:43

현대차그룹,신흥증 29.76% 인수..매각가 1500억 ~ 1800억대 예상

증권업 진출을 타진하던 현대차그룹이 신흥증권 인수로 가닥을 잡으면서 증권사 경영에 나서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외에 새로이 증권사 경영을 통해 금융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고 증권업계 내부에서도 대형화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과 신흥증권은 지난 11일 신흥증권의 지승룡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 4명이 보유한 신흥증권 지분 29.76%를 현대차그룹에게 넘긴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4일 공시했다.

회사 인수 금액과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별 신흥증권 투자금액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한누리투자증권, KGI증권 등의 사례(프리미엄 1.8 ~ 2배)와 현재 시가총액 등을 감안할 때 1500억 ~ 1800억원 내외에서 가격 형성이 이뤄질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와 금융감독위원회의 지배주주 변경승인 심사 등을 거쳐야 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부에서 증권업 대형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인 만큼 걸림돌이나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캐피탈 등을 중심으로 금융업 확대와 증권업 진출을 타진한 결과 일단 상장 증권사를 인수한 뒤에 회사를 대형화하는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현대증권 등 대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했었지만 매물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니만큼 선진출, 후대형화로 가닥을 잡은 것.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기업어음, 해외 채권 발행, 전환사채, 회사채 등 자체적인 금융수요가 많은 만큼 신흥증권의 매출액 확대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HK상호저축은행 등 금융사를 통한 시너지도 가능하다는게 그룹측의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후발회사임에도 계열사들의 직간접 후원 등을 통해 현대카드를 시장에 조기에 안착시킨 것도 증권업 진출에 대한 자신감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업 인수, 사업 확대 등을 모색하는 두산그룹, 유진그룹 등이 이미 증권업에 진출했거나 선발 진출을 추진하는 것도 현대차그룹의 증권사 인수 의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증권연구원은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은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머니무브(예금에서 투자로 자금이동)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상품구조를 다양화하는 등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 인수로 증권업에 진출한 유진그룹은 여러 기업(하이마트, 로젠택배, 한국통운 등) 인수 등을 통해 증권사 중요성을 절감했고 두산그룹도 국내외 회사 인수에서 증권사의 존재감이 절실해 난항 끝에 BNG증권 인수로 가닥을 잡았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 등의 증권업 진출이 증권업의 구조조정과 대형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다른 중소형 증권사도 산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독자 생존이 어렵고 이번 일이 M&A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될 것"이라며 "상장증권사 매각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실질적인 기준이 제시되는 것도 변화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대기업의 증권업 진출로 증권산업의 경쟁이 더욱 격해져 대형 투자은행으로의 성장성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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