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규설립 '쉽지 않네'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 2008.01.14 09:33

현대차 등 설립서 인수로 잇따라 선회..인프라 구축 등 쉽지 않아

증권업 진출을 준비중인 기관들이 증권사 신규설립에 고민하고 있다. 감독당국의 증권사 신규설립 허용에 따라 너도나도 증권사 설립에 뛰어들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현실 때문이다.

이에 일부 기관들이 증권사 설립계획을 철회하고 기존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등 증권사 인수합병(M&A)시장에 불을 지피고 있다.

◇현대차, 신흥證 인수 추진=당초 증권사 신규설립을 검토했던 현대차는 14일 공시를 통해 신흥증권 인수를 공식화 했다. 현대차는 일부 계열사와 함께 신흥증권 지분 29.76%를 인수해 경영권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아직 실사를 남겨두고 있어 인수가격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높은 가격에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차 뿐만 아니라 최근 증권사 신규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업은행도 인프라 구축에 따른 어려움 등을 감안해 기존 증권사 인수를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최근 기업은행 내에 증권사 신규설립과 관련된 파트로부터 기존 증권사 인수 재검토 얘기가 흘러나오는 있다"며 "신규 설립시 인프라 구축에 따른 어려움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나올법한 얘기"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10여곳의 기관들이 증권사 신규설립을 검토 중에 있지만 아직 신청서를 제출한 곳이 없어 신규설립과 인수를 놓고 막바지 고민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M&A 가속화 전망=이처럼 기관들이 잇따라 신규설립에서 인수로 방향을 선회하는 이유는 인프라 구축에 따른 어려움이 예상보다 크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과 달리 증권업은 인력중심의 산업이다보니 신규설립에 따른 인력구성의 한계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서보익 한누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설립이 기존 증권사 인수보다는 가격면에서 메리트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기관들이 당초 신규설립으로 방향을 잡은 것도 최근 증권사의 인수가격이 높아진 현실 등을 감안한 데 따른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 연구원은 "그러나 비용보다 더 큰 문제는 증권업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문제"라며 "한정된 시장에서 증권인력을 끌어모으기가 쉽지 않은데다, 증권업을 영위하기 위한 전산 등 각종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기존 증권사 인수를 통해 증권업에 진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 붙였다.

이처럼 기관들의 증권사 인수가 가시화 되면서 증권업계에 또다시 M&A 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신흥증권 매각 소식과 함께 교보증권, 한양증권, 부국증권이, SK증권, 유화증권 등 중소증권사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중소증권사들의 매각이 어긋났던 것은 가격 문제였다"며 "매수자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가격마저 맞춰진다면 증권업계 M&A시장이 다시한번 가열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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