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출범 보름째, 곳곳서 잡음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01.13 16:42
언론사 간부 성향조사 파문, 한국은행 독립성 논란,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방북 대화록 유출사건 등···. 출범 보름째를 맞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학자, 관료, 정치인 등 다양한 출신의 다른 목표를 가진 이들이 한데 섞여있는 데 따른 결과다. 동시에 인수위의 관리소홀과 일부 인수위원들의 '호가호위'(狐假虎威)식 마음가짐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공식사과로 까지 이어진 인수위 전문위원의 언론사 간부 성향조사 사건은 이번 인수위 활동의 대표적인 오점으로 남게 됐다.

문화관광부에서 파견된 박모 전문위원이 지난 2일 문광부 실무자에게 언론계 주요 인사에 관한 신상 자료파악을 요청하고, 이 실무자가 별도 문건을 만들어 언론재단에 자료를 요청한 게 발단이었다. 문제는 조사 항목에 주요 경력과 출신지 뿐 아니라 '성향'까지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다. '언론 감찰'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인수위는 "한 전문위원의 개인적인 돌출행동"이라고 해명하고, 해당 전문위원직을 면직 처분했지만 '관리소홀'에 대한 비판은 면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 인수위원장은 "깊이 반성하고, 당선인과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공식사과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도 13일 인수위 1차 종합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언론사 간부 성향조사'와 관련, "차기 정부에서는 그런 일이 용납돼서는 안된다"며 "어떤 경우에도 그런 사고를 가진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인수위 경제분과의 한 핵심관계자도 공개된 자리에서 사견을 털어놨다가 '한은 독립성' 논란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8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매주 대통령이 주재하는 경제회의에 참석하고, 행정부 정책을 최대한 반영한다”며 "한은도 (정부 정책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9일 한은의 업무보고를 받은 직후 "한은도 정부조직 중 하나인 만큼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은 독립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미로 해석됐고, 10일 이성태 한은 총재의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반박으로 이어졌다.

국정원장의 지난해말 방북 당시 대화록이 담긴 대외비 문건 유출사건과 관련해서도 인수위가 구설수에 올랐다. 인수위 측은 "국정원 또는 제3의 기관을 통해 유출됐을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인수위 자체 유출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이 당선인은 이날 "주 1∼2회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 참석하겠다"고 밝혀 직접 '인수위 기강 잡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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