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車 1조원대 자금조달 추진

더벨 박준식 기자, 김동희 기자, 이승우 기자 | 2008.01.14 07:20

유동성 위기설 잠재울 리파이낸싱 프로젝트 국내외 동시 진행

이 기사는 01월13일(17:4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기아자동차가 1조원이 넘는 규모의 리파이낸싱 작업에 돌입했다.

국내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자금수혈 프로젝트를 진행, 자금부담을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목적이다.

우려의 '근원' 제거=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이르면 오는 2월초 기업어음(CP) 상환을 위한 3000억원 규모의 원화채권 발행에 나선다.

지난해 부터 유동성 우려를 불러 일으킨 CP 발행 잔액을 절반 이하로 낮추기 위한 작업이다.

CP는 통상 만기가 3개월인 무담보 단명어음. 기업들은 단기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CP를 유용하게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시로 차환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재무정책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대기업들은 장기채 발행을 선호한다.

기아차의 CP 발행잔액은 지난해 한때 일반적인 수준의 3배가 넘는 최고 1조1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기아차 재무정책이 실패한 것으로 봤다. 특히 기업어음 발행은 해외채권 발행에 실패한 후 급증해 한 때 유동성 위기설이 돌기도 했다.

기아차는 현재 CP 잔액이 8000억원대로 낮아져 상황이 다소 좋아지긴 했지만 시장 의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해 이를 차환할 1년1개월 만기의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우리투자증권으로 채권의 신용등급은 AA-, 예정금리는 7.5%. 실제 발행시점에서는 금리가 다소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시장의 상황을 감안, 조달금리를 같은 등급의 회사채(6.55%)보다 약 1%포인트 높였지만 조건은 조정될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채권이 발행되면 CP 잔액은 정상 수준으로 줄게 된다.

그러나 이번에 발행되는 기아차 채권의 절반가량은 우리투자증권이 개인 및 법인고객에게 리테일상품으로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기관투자자들이 꺼리는 투기등급 근방의 기업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해왔지만 A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가 리테일상품으로 판매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기아차가 시장에 그만큼 저자세로 접근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해외 대규모 조달도 재개=기아차는 5억 달러 규모의 달러채권 발행도 추진한다. 만기가 5년인 이 해외채권의 발행 주관사는 씨티은행과 산업은행.

회사측은 지난해 발행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사전 해외 로드쇼를 계획하는 등 철저한 세부과정을 준비했다. 발행 준비단계에서 싱가포르와 홍콩, 런던 등 최소 3개국에서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복안이다.

이 해외채는 국제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안정되는데로 발행될 예정이다. 조달된 자금 가운데 상당부분은 통화스왑을 통해 원화로 환전, 국내 운용자금으로 활용된다. 발행 주관사 관계자는 "재경부에 발행 신고서를 제출했다"며 "금리와 시기 등 세부적인 사항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 신용도 활용=조지아 공장 등 해외기지 건설을 위한 현지 자금조달 프로젝트도 현재 진행형이다. 수출보험공사와 함께 협의되고 있는 이 방안은 우리나라 정부의 신용으로 대규모 자금을 차입하는 것.

수출보험공사가 제공하는 수출정책금융(ECA) 성격의 해외투자보험 상품을 이용하면 올해 예정된 투자액 2억 달러를 10년 만기, 리보(LIBOR)+1% 이내의 금리 조건으로 조달할 수 있다. 특히 이 방안은 현지법인의 계정에만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본사의 신용에 문제가 생기지 않아 유리하다.

기아차는 이 외에도 지난해부터 국내 공장설비를 담보로 자금을 차입하는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과 유럽총괄법인(KME)의 재고차량을 담보로 2억 유로를 조달하는 해외 담보대출 등을 타진해 왔다. 이 중 일부 프로젝트는 금리상승과 내부사정 등으로 일시 중단됐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재추진될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입장이다.

시장 관계자는 "기아차가 지난해 서산부지 등을 매각해 확보한 1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자본잠식 상태였던 해외 법인 등에 투입, 공격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동시다발적인 자구계획이 조만간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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