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국책銀 통합 매각론'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8.01.13 15:59

매각가치 극대화, 글로벌 금융기관 육성 '두마리 토끼'

우리금융과 산업은행 투자은행(IB) 부문, 대우증권, 기업은행 등 민영화 대상 국책은행들을 통합해 매각하는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내부에서 이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박병원 우리금융 회장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호응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통합 매각안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책은행 민영화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부는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민영화를 통해 중소기업 지원 등의 재원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토종 투자은행(IB)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매각 대금 회수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경쟁을 가진 국내 금융기관을 육성하는데는 통합 매각이 더 효율적이다.

우선 가칭 '산업은행 지주회사'(산업은행+대우증권),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이 한꺼번에 개별 매물로 나오면 제값을 받기 힘들다. 또 산은 지주회사를 인수한 금융기관이 리딩뱅크로 부상하게 되면 우리금융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잃으면서 제대로 가격을 받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들 금융기관들이 결합할 경우 경쟁력 있는 금융기관이 만들어지면서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그만큼 가격을 더 받고 팔 수 있다.

산은 지주회사에 우리투자증권까지 합치고 우리은행 내 IB 부문까지 합칠 경우 경쟁력을 갖춘 초대형 IB가 만들어진다는 것. 또 대기업에 강한 우리은행과 중소기업 전문은행인 기업은행이 합쳐질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최강의 기업금융 은행도 소유하게 된다.

정부와 국내 금융계의 숙원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금융기관의 탄생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산은 지주회사, 우리금융, 기업은행이 각각 다른 금융기관들에 매각되거나 독자적으로 민영화될 경우 초대형 금융기관의 탄생을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추가적인 이합집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중국, 중동계 국부 펀드 등 세계적으로 정부차원의 금융산업 육성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금융기관들을 이용해 초대형 금융기관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다는 것.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소유한 금융기관들 만으로도 경쟁력 있는 금융기관을 만들 수 있는데 돌아갈 이유가 없다"며 "발빠르게 변모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감안하면 글로벌 금융기관 육성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문제는 초대형 금융기관의 매각이 용이할지다. 지난 11일 우리금융의 시가총액은 14조9919억원, 기업은행은 7조496억원이었고, 대우증권을 자회사로 거느린 산업은행에 대해 인수위는 약 60조원으로 가치를 추정된다. 합치면 80조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금융기관이 만들어지고 다양한 투자자들을 조합하는 매각하는 방안을 강구할 경우 충분히 소화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가치만 있다면 국내 연기금 펀드, 기업, 외국자본 등을 조합해 충분히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대규모 딜이 얼마든지 있는데 단순히 덩치가 커지면 매각이 어렵다는 것은 막연한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병원 회장도 이에 대해 "씨티그룹과 UBS 등 초대형 글로벌 은행들은 해외 자본 등 다양한 곳으로 부터 투자를 받아 민영화했다"며 "규모가 민영화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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