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일기예보는 자주 틀린다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8.01.11 18:24
일기예보는 자주 틀린다. 11일 오전도 갑작스런 폭설로 서울의 출근길이 고생길로 바뀌었다. 많은 시민들이 기상청에 항의를 했지만 실제로 '일기예보가 자주 틀린다'는 걸 대부분 알고 있다.

이날은 증시에서도 '일기오보'로 소동이 벌어졌다. 코스피지수가 전날 종가 1824.78에서 2.33% 급락한 1782.27로 마감했다. 9일 반등의 기운이 지속될 거라고 혹은 조정을 받을 거라고 예상한 전문가들 모두 이날 낙폭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내 집앞에 쌓인 눈은 내가 치워야하듯 증시 급락에 따른 대응도 투자자의 몫이다. 사거나 팔거나 보유하거나 관망하거나,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고할 수 있지만 책임져주지는 않는다.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좀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미국 고용지수 악화와 메릴린치의 당초 예상을 초과한 4분기 150억달러 상각 등 악재가 쏟아졌다. '서브프라임' 충격과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 막연히 "괜찮을 거다", "침체는 아닐 거다"라던 시장참여자들이 심각한 위기라고 모두 인정하고 있다.

미국 금융주 실적발표도 예상을 넘는 수준일 거란 우려가 팽배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악재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졌다는 것과 현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릴린치 관련 뉴스의 영향이 컸는데 과도한 반응으로 보인다"며 "최근 1800선 아래에서 비차익거래를 통해 프로그램이 지지를 해왔는데 오늘은 오히려 매물이 나왔고 기관도 매수에 나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수급공백과 맞물려 더 많이 나빠진 측면이 있지만 씨티은행 등 대형 투자은행의 실적발표가 줄줄이 대기중이어서 당분간 출렁임이 있을 것"이라며 "미국 금융주 발표와 국내 기업의 실적발표에 따라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동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여러 기관에서 1, 2분기 세계경제가 굉장히 안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최근 몇 가지 뉴스는 비관적인 우려를 가속화시켰다"며 "그러나 주가는 11월부터 조정을 받고있고 어느 정도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오늘 예상에서 벗어났던 국내 증시가 앞으로는 어떻게 흘러갈까. 한국밸류자산운용의 이채원 전무는 "올 게 왔다고 본다"며 "그러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는 "현 지수대로 오면서 PER(주가수익비율)이 14배 이하로 떨어져 저평가 영역에 들어갔다"며 "이제 매수 관점에서 대응해야 하며 개인투자자도 사야될 종목을 고르는 작업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동성은 좋지 않아 지수가 당분간 갇혀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이 하락을 멈추면 횡보하면서 좋은 종목들이 골라서 상승하는 종목장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의 PER은 7배 수준까지 떨어졌다. 성장주가 아닌 가치주가 된 셈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도 전저점에 근접했다. 코스닥에서는 테마주들을 제외하면 신저가 종목들이 수두룩하다. 모든 종목이 오를 거라는 기대는 버리고 약세장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

포스코가 장 초반 강세를 보이다 결국 1.84% 하락했다. 실적이 주가를 견인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KT는 0.11% 하락하는데 그쳤고 KT&G는 0.98% 상승했다. 약세장을 방어하는 대표적인 종목들이다. 약세장에서도 희미하게나마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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