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곰이 이긴다는데…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8.01.11 16:08
역시 버냉키의 발언은 힘을 발휘했다.

지난해 12월 동점포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 연말 쇼핑시즌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면서 하락 출발한 뉴욕증시는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버냉키의 말 한 마디에 무섭게 반등했다. 전날 마감가를 밑돌던 다우지수는 100포인트 이상 치솟았다.

시장은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고민하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 방어로 무게 중심을 잡은 것으로 풀이했다. 적어도 현 상황이 악화될 경우 FRB가 적절한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느낀 것만으로도 갈팡질팡하는 투자자들에겐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그렇다고 불확실성이 말끔히 걷힌 건 아니다. 명백히 금리 인하를,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지만 경기 침체 경고가 여전히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미개인투자협회(AAII)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6개월동안 미 증시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들은 응답자의 59%로 나타나 지난 1990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5년 평균(32%)의 두 배에 이른다.

반면 강세장을 예측한 이들은 20%에도 미치지 않아 2005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경기 침체 논란 속에서 투자자들이 얼마나 불안해 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일부에선 그러나 비관적인 심리가 극에 달한 만큼 주가 반등의 신호가 보인다고 해석하고 있다.

지난 1992년 10월, 2003년 2월, 2006년 7월 당시에도 약세론자와 강세론자의 격차가 33%포인트를 넘었지만 1년 이후 S&P500지수는 각각 14%, 35%, 24% 상승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막대한 현금이 대기하고 있어 장기적으론 매우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당분간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것. 어닝시즌이 시작됐지만 부정적인 전망이 긍정적인 소식을 압도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미국 기업의 순익이 6년만에 처음으로 2분기 연속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S&P500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순익이 전년대비 평균 8.1% 감소해 3분기(-2.5%)에 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월가 은행들은 디폴트 위험 증가로 약 1000억달러의 손실을 냈다. 주택경기가 27년만에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휘발유 가격이 갤론당 3달러에 이르면서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도 부진을 보였다.

지난 2001년 11월까지 8개월 연속 침체가 나타나면서 2002년 3월에도 기업들의 순익은 2분기 연속 감소했었다. 그러나 4분기 순익이 감소한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라는 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이미 메릴린치의 모기지 투자 손실이 150억달러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3분기 손실 84억달러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메릴린치는 오는 17일 개장 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개장 전 오전 8시30분(현지시간) 11월 무역수지가 공개된다. 블룸버그 기준 전문가 예상치는 595억달러 적자다. 전월엔 578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발표되는 12월 수출입물가는 전월대비 0.1%, 전년대비 10.5% 상승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