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버냉키 효과'로 상승…다우 116p↑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1.11 06:01

버냉키 "추가 금리 인하 준비돼 있다"…BOA 컨트리와이드 인수협상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분명한 금리 인하 발언이 꺼져가던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

10일(현지시간) 경기침체 우려로 장초반 부진을 면치 못하던 뉴욕 증시가 버냉키 의장의 "금리 인하" 발언으로 강세로 마감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경기 하강 위험을 막기 위해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시장에서 0.5%p 금리 인하로 받아들여졌다. 버냉키는 지난달 11일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나섰다.

그리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미국 최대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도 투자심리를 되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연말 쇼핑 시즌의 성패를 알리는 12월 동점포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집계되면서 하락 출발했다. 신용카드업체인 캐피털 원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도 악재로 작용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올해 미국 경기가 금융기관들의 실적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대형은행들과 투자은행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모간스탠리, 씨티그룹, 메릴린치의 목표주가를 각각 18%, 17%, 11%씩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의 연설에 이어 BOA의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 인수설이 나오면서 이내 반등에 성공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0.92%(116.48포인트) 오른 1만2851.79를,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대비 0.77%(10.88포인트) 상승한 1420.01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56%(13.97포인트) 뛴 2488.52로 장을 마쳤다.(잠정치)

◇ 버냉키 "추가 금리 인하 준비돼 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워싱턴의 주택, 금융, 재정 여성인 클럽에서 연설을 통해 "성장을 지지하고 경기 하강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실질적인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경기전망과 성장 위험 등을 고려할때 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이라고 뒷받침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발언으로 오는 3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5%p 인하될 것이란 관측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주 고용지표 발표이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있다고 믿는 전문가들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0.5%p 금리 인하 가능성은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버냉키는 "최근 경제 지표를 감안할때 올해 경기 전망이 악화됐고, 경기하강 위험도 커졌다"면서 "고유가, 주식시장 하락, 주택가격 하락 등을 포함한 요인들이 소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신용위기 여파로 은행들도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을 줄이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버냉키 의장은 "FOMC는 유연한 자세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지켜보다가 경제적 금융상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에 대해 시의 적절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모기지 시장 침체로 주택에 대한 수요가 추가로 약해질 전망"이라며 "FOMC는 주택 시장 침체가 경제 다른 부문으로 확산되는지 여부를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침체 우려를 고조시킨 12월 고용 지표에 대해서는 "실망스럽다"(disappointing)는 의견을 표명했지만, 한가지 지표만으로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실수라고 전했다.

하지만 "고용시장이 악화된다면 소비지출에 대한 위험은 높아지게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금리 인하 시사와 함께 단기 유동성 공급도 지속할 방침임을 밝혔다. 연준은 지난달에만 40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했고, 이달에도 2차례에 걸쳐 600억달러를 시중에 공급할 예정이다.


◇ BOA, 컨트리와이드 인수 협상중

파산설로 증시 투자심리를 급랭시키기도 했던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이 이번에는 M&A 호재로 시장을 띄웠다. WSJ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미국 최대 모기지 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 전했다.

BOA 로버트 스티클러 대변인은 "현재로선 아무것도 발언할 수 없다"면서 "확실한 인수가 결정될 경우 자세하게 밝힐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의 발언은 인수협상 중이라는 WSJ의 보도가 사실임을 인식시키는 것으로 풀이됐다. 컨트리와이드의 주가는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한때 74%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자수가 예상밖 감소세를 보인점도 위안을 안겨줬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자수는 1만5000명 감소한 32만2000명을 기록했다. 11월 도매매출도 2.2% 증가했다.

◇ 12월 동점포 매출은 부진

미국 연말 쇼핑 시즌의 성적을 알리는 12월 동점포매출은 저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경기침체, 신용위기, 고유가 등 3대 악재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류 소매업체인 갭(GAP), 콜스, 리미티드 브랜드 등의 12월 동점포매출은 월가 전망치를 하회했다. 갭의 동점포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 감소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 2.2% 감소를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아메리칸 이글과 맨즈 웨어하우스, 리미티드 브랜드 등은 4분기 순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반면 파격적인 할인 공세를 펼쳤던 월마트와 코스트코는 동점포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마트의 동점포매출은 2.4% 증가했으며, 코스트코 역시 7%나 늘어났다.

◇ 유가 93불대로 하락, 달러 약세

유가는 93달러대로 다시 후퇴했다. 전세계 원유의 30%를 소비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경기침체가 원유 수요를 줄일 것이란 관측이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유가는 지난 3일 장중 한때 배럴당 100.09달러까지 치솟은 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2월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2.1%(1.96달러) 떨어진 배럴당 93.71달러로 장을 마쳤다.

달러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유로, 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냈다. 오후 3시 52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51% 하락한 109.48엔을, 달러/유로 환율은 전일대비 0.92% 상승한 1.4795를 기록 중이다.

당분간 달러 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버냉키 의장이 추가 금리 인하 조치를 언급한 반면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트리셰 총재는 "ECB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선제적인 행동'(Preemptively)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리셰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보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와는 차별적인 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신호로 해석된다. ECB는 이날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4%로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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