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리의 웃음이 장애인에게 큰 힘 될 것"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 2008.01.19 20:13

[머니위크]작은 사랑 큰 행복... 나눔

"무대리가 웃어서 행복합니다."

만화 '용하다 용해'의 인기 캐릭터 무대리. 툭 하면 윗사람에게 찍히고 아랫사람에게 무시 당하는 소심한 직장인의 표상인 '무대리'. 그가 이따금 아주 특별한 변신을 하는 순간이 있다. 얼굴 가득 따뜻한 웃음을 머금고 친구들을 바라보는 눈빛에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듯하다.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이하 장애인먼저)의 '장애인 인식 개선용' 포스터에 등장하는 무대리 얘기다.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만화 무대리로 유명한 강주배 작가에게는 '언제 어느때보다 무대리가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그런 순간이다.

"맨날 입 내밀고 투덜거리다가 모처럼 웃어서 무대리도 기분이 좋을꺼에요. 성인용으로 기획된 무대리가 장애아동들에게까지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도 더없이 기쁘지요."

◆ 장애인먼저 운동으로 '스스로' 인식개선

2000년부터 장애인먼저의 홍보대사로 '장수' 활동을 기록중인 강 작가는 벌써 활동 9년차를 맞이한다. 하지만 "무대리의 유쾌한 변신이 즐거워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것 같다"며 멋적게 웃는다. 2005년에는 장애인 인식 개선에 이바지한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작 동기는 정말 단순했어요. 장애인먼저로부터 인식 개선 사업을 위한 포스터를 제의받은 것이 계기였죠. 당시 무대리가 일간지 만화로 막 인기를 얻기 시작한 무렵이었는데 '무대리가 이렇게 유명해졌구나' 싶어 흔쾌히 수락했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그냥 이름만 거는 그런 홍보대사인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활동을 시작해보니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장애인먼저 관계자는 "운동본부에서 부탁하는 활동뿐 아니라 스스로 나서 봉사활동을 찾아다니는 분"이라고 전한다.

그는 장애인먼저의 백일장 행사나 일일교사 프로그램 등 각종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나서는가 하면, 만화가를 꿈꾸는 장애아동들을 집으로 초대해 직접 만화를 가르치기도 한다.

"아이들이 좋아해주는 것도 좋지만 부모님들이 기뻐해주실 때 더 즐거워요. 장애 복지 여건이 아직 많이 미흡한 현실에서 늘 마음이 무거우실 부모님들이 모처럼 웃으시니까요."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운동을 하면서 그는 "스스로가 인식 개선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사실 그전에는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이랄까 뭐 그런 것도 없었어요. 아예 무관심했으니까요."

그렇다면 어떤 점 때문에 변했을까. 같은 말이 되풀이 됐다. 그는 "무관심했다가 관심을 갖게 되니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냐"고 되묻는다.

"처음 장애인먼저 행사에 가서 놀란 것은 장애아동들의 얼굴 표정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따뜻하게 관심을 가져주자 너무나 좋아하는 모습. 정말 '정을 그리워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활동을 하면서 생각은 여기서 더 나아갔다. "지금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굳이 구분하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를 바 없죠. 그냥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는 마음만 갖자 그렇게 생각해요."

함께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탤런트 정선경 씨에게서도 배우는 것이 많다고 덧붙인다. "다른 홍보대사들은 자주 바뀌는데 정선경 씨의 경우 벌써 5년째입니다. 게다가 모든 행사에 99% 참석하고요. 또 행사가 있을때면 미리 가서 답사하고 실수할까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참이나 나이가 적은 사람이지만 성숙한 향기를 느낍니다."

◆ 장애인먼저의 '종신' 홍보대사 희망

이러한 선행이 복을 부르는 것일까. 무대리의 캐릭터는 시간이 흐를수록 인기가 식기는커녕 날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무대리 캐릭터가 만 10살이 되는 올해, 무대리는 케이블드라마와 연극으로도 선보여질 예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강 작가는 최근 서울시 홍보대사도 맡아 더 바빠졌다. 그 바쁨이 홍보대사를 하면서 겪는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꼽은 강 작가는 이 외에 다른 힘든 점은 거의 기억에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장애인먼저 홍보대사로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지금도 행사장에 갈 때면 들뜨고 즐거운 마음이란다.

"평생토록 홍보대사를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무대리나 제가 그리는 만화 캐릭터 등이 재미없다고 그만두라고 하지 않으시면요." 강 작가는 이른바 '장애인먼저 종신 홍보대사'를 자청하고 나섰다. "앞으로 더 재미있고 유쾌한 캐릭터로 장애인 인식개선에 미약하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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