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발 빼고 아시아로 눈 돌린다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08.01.21 12:25

[머니위크 커버스토리]해외 부동산 지역별 전망

해외 부동산 취득 제한이 지난해 2월 100만달러에서 300만달러로 상향 조정된데 이어 올 상반기 중으로 전면 자유화될 전망이어서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외 부동산시장은 국가별로 성격이 상이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보다 더욱 신중한 자세로 사전 조사를 치밀하게 준비해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에 앞서 해당 국가의 경제지표와 부동산 제도를 확실히 공부해 둬야 한다. 또 해외 부동산을 취득함에 있어 어떤 목적을 갖고 하려는 지에 대한 명확한 설정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각 지역이 갖는 특수성에 대한 사전조사와 최근 시장 동향을 파악한 뒤 현장을 직접 방문해 물건파악에 주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희환 부동산마트 대표는 “국내에서 들은 분양가와 현지에서 제시하는 분양가의 차이가 있는 경우나 건축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에서 선 분양하는 경우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며 “현지 현황을 파악하지 않았거나 지나친 임대수익을 보장해 준다고 홍보하는 물건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 여파로 비관적 전망

가장 큰 해외 부동산시장이었던 미국은 지난해 8월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투자처로 매력을 잃었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서브프라임 부실 여파로 미국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찾으려면 향후 2년이상은 걸릴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올해에는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 우려 목소리가 높다.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는 영국 더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부동산 가치가 이미 1조달러 가까이 떨어졌다”며 “향후 손실규모가 수 년에 걸쳐 3조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미국에도 숨은 투자처는 있다. 그동안 저평가 돼 왔던 일부 지역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으며 향후에도 소폭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애틀을 비롯해 피츠버그, 콜럼버스, 댈러스, 세인트루이스, 신시네티, 애틀란타, 샌안토니오 등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를 비교적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포브스는 디트로이트를 비롯해 리버사이드, 마이애미, 라스베거스, 캘리포니아 지역이 대출 규모가 커 부동산 침체의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 동남아 중심 교육·노후·투자 등 각광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체의 외환위기 한파가 불어 닥친 이후 지난해까지 아시아의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다. 외환위기 직전 수준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세계 부동산 시장 침체와 비교하면 군계일학이다.

눈에 띄는 국가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이다. 활발한 경제성장과 함께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주택시장도 동반 상승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27%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부동산 건설턴트와 개발업자들은 올해의 싱가포르 부동산 경기도 낙관적이라고 말한다.

이승익 루티즈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25%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던 싱가포르의 중간 가격대의 민간 주택 가격은 올해에도 10~15% 가량 상승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개발 중인 도심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말레이시아의 부동산은 생동감이 넘친다. 특히 중형 아파트를 포함한 최고급 주거시설과 상업용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편이다.


말레이시아에서 부동산 거래가 활발한 곳은 쿠알라룸푸르시티, 몽키아라, 암팡 등을 들 수 있다. 이 지역은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 수요까지 맞물려 가격 변동이 큰 지역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4월 양도세, 전매제한, 외국인 소유상한제 폐지 등 부동산 거래 우호 정책을 편데 이어 올해에는 일정 가격 이하의 주택을 구매했을 경우 등록세를 50% 가량 인하하고 나머지 50%도 국가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2004년부터 회복세로 돌아선 필리핀 부동산시장도 상승을 기대할 만 하다. 2005년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이 평균 11% 오른데 이어 2006년에는 9.6% 상승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관련업계는 최근 콜센터 산업의 성장과 함께 외국에서 근무하는 필리핀 근로자들이 마닐라 콘도 매입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콘도의 가격과 임대료는 상승하고 공실률이 점차 들어들고 있는 추세다.

마닐라 중심지역 주거용 콘도의 임대수익률을 연 8~12%를 기록 중이다. 특히 필리핀의 강남에 해당하는 마커티시티의 소형 평형 아파트는 노려볼 만 하다는 지적이다. 루티즈코리아가 전망하는 기대 임대수익률은 12~15% 수준이다.

중국은 경제성장과 도시화가 가속화 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세계 엑스포가 개최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활황세에 있다. 다만 1년 이상 거주하지 않은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가 금지된데다 개발업체들도 3년 이상 토지 개발을 하지 않을 경우 몰수할 수 있어 투자하기가 여의치 않다.

따라서 국내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대안으로 캄보디아를 주목하고 있다. 이 곳은 외국인에 개방적이며 임대수익률도 7~8%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래비용이나 세금도 낮은 데 반해 외국인의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아 법인 설립 후 부동산을 구매해야 거래가 가능한 것이 흠이다.

◆유럽, 부동산 침체 속 동유럽 활짝

유럽은 북미시장과 더불어 올해 투자지역 기피 대상이다. 그동안 부동산 시세가 장기적으로 고평가 돼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장기간 상승세를 이어오던 발트해 연안 국가들도 임대수익률을 중심으로 현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동유럽에 대한 기대감은 아직 남아있는 편이다. 동유럽은 일시적 부동산 붐으로 경기가 오르내리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불가리아다.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는 현재 7%가 넘는 임대수익률을 기록 중에 있다.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도 수익률 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두 지역은 지난해 EU에 가입된 국가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따라서 올해 EU 가입을 눈앞에 둔 사이프러스와 몰타의 부동산 가격변동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주택시장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헝가리의 PRR(Price Rent Ratio 주택가격 대비 임대수익 비율) 수치가 12로 나타나 스페인(35), 프랑스(25), 이탈리아(23)에 비해 상당히 저평가돼 있는 상태다.

◆ 두바이 지고, 아부다비·오만 뜬다

중동지역에서 최고 주가를 올렸던 UAE 두바이는 2~3년 내에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현재 임대수익률은 10.2%로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거품이 많기 때문에 투자에 위험이 따른다는 것. 하지만 최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아부다비나 오만의 평가는 좋은 편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 카이로와 요르단 암만의 부동산 가격이 눈에 띈다. 특히 요르단은 지난 5년간 매년 4%대의 GDP 성장률을 기록 중에 있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주택가격이 가장 급등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빠른 가격하락을 보이고 있다.

호주 시장은 2006년 말부터 회복세로 돌아서더니 가격 상승 조짐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반면 뉴질랜드는 숨고르기에 접어든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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