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스윙 정점에서 의도된 멈춤은 '독약'

김헌 호남대 골프학과 겸임교수 | 2008.01.11 12:31

[마음골프]골프 기초의 기초(3) 백 스윙의 탑- 마법의 순간

백 스윙의 탑에서 클럽이 일단 멈춰야 한다. 그런데 이 멈춤은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멈춤이 아니다. 가고 옴의 교차가 만들어낸 자연스런 결과, 결과적인 현상이다.

그네를 타보면 오고 감 사이에 무중력 상태와 같은 정지의 순간이 있다. 공중에 붕 뜬 것 같은 이런 정지의 상태는 야구의 투수가 와인드 업을 하다가 공을 던지는 동작으로 전환하기 직전의 상태처럼 저절로 만들어 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찰나의 순간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 짧은 순간에 음의 에너지가 양의 에너지로 변하고 백 스윙의 전 과정을 통해 서서히 진행되어 온 에너지의 축적과정이
 
완성되면서 고농축 에너지가 만들어 지고 바로 이어서 다운 스윙이라고 하는 에너지의 발산과정이 시작 된다. 적은 힘으로 멀리 보낼 것이냐 필요이상의 힘으로 공을 멀리 가지도 못할 비효율적인 스윙을 하느냐가 사실 이 찰나의 순간, 마법의 순간에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정지상태를 보고 ‘모양 만들기’ 레슨에서는 일단 멈췄다가 내려오라고 가르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멈춤은 전혀 종류가 다른 것이다. 일부러 멈추는 것은 또 하나의 부자연스러움을 만들뿐이다.

백 스윙은 걸어오는 동작이고 다운 스윙은 걸어가는 동작이다. 골프채에 작용하는 중력을 제외하고는 공을 어디론가 보내는 데 필요한 거의 유일한 힘이 바로 걷는 힘이다.
 
골프 스윙은 걷는 힘으로, 즉 체중의 이동으로 하는 것이다. ‘축을 고정해라’ ‘스웨이가 되면 안 된다’는 스윙의 철칙(?)을 지키느라 보행이라는 동작이 사라져버리니 결국 셋업이 몸을 굳히는 과정이 되고 백 스윙이 정지 상태에서 채를 들어 올리는 억지스런 동작이 되면서 백 스윙의 역동성이 죽어 버리고 스윙의 자연스러움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만다.
 
걸어와야 걸어갈 수 있다. 잘 걸어오고 잘 걸어가면 백 스윙의 정점에서의 전환, 무중력의 정지상태는 저절로 만들어 진다. 초보자들은 몸의 어딘가를 고정해서 조금 더 정확하게 공을 보내는 과제보다는 몸의 움직임이 좀 지나치더라도 편안하고 쉽게 공을 보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할 과제다. 정확도가 떨어지더라도 자연스럽게 공을 날려보내는 스윙을 익히면서 반복의 양을 늘려가다 보면 축도 고정이 되어가고 스웨이도 점점 줄어든다.
 
정확도는 반복의 양에 의해 획득되는 자연스런 성과물인 것이다. 동일한 운동을 반복하면서 점차 불필요한 몸의 움직임을 배제해 가는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천부의 능력이다. 몸의 움직임을 억지로 통제해서 어떤 모양을 자꾸 만들려고 해서는 안 된다.

 
제자리 걷기를 해보자. 걷기는 상체의 운동도 하제의 운동도 아니다. 온몸운동이다. 걸어가다 보면 팔은 어느새 걸음의 리듬에 맞춰서 앞으로 뒤로 흔들거리면서 몸 전체가 하나의 통일된 운동을 하고 있다.

그 작은 흔들림 속에도 우리가 인식하고 있지 못할 뿐 역동적인 전환의 동작들은 존재한다. 손에 무게가 있는 어떤 물건을 들고 해보면 그 전환의 동작은 더욱 확연하게 인식될 수 있다. 이때 주목해야 할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가는 걸음과 오는 걸음의 리듬이 같다는 사실이다
 
몸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걸음을 걸으면서 좌우의 리듬이 달라질 리가 없다. 그런데 골프 스윙을 하면서는 리듬이 달라지는 경우가 흔히 있다. ‘백 스윙은 너무 느리고’ ‘다운 스윙은 너무 빨리’가 일반적인 패턴이 되어 있다. 백 스윙 하면서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고 다운 스윙은 욕심으로 한 결과다.

스윙이 보행 중에 일어나는 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면서 편안하게 걷다 보면 마법의 전환동작이 저절로 만들어지고 적은 힘으로 먼 거리를 보내는 멋진 스윙이 만들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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