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금융CEO "규제 완화" 한목소리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8.01.09 19:08

금융인 간담회서..겸업주의 강화, 금융기관 대형화 필요성도

9일 열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금융인 간담회에는 규제 완화가 주된 화제로 다뤄졌다. 겸업주의 강화를 위한 법령 개정, 금융기관 대형화 필요성 등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이 당선인의 관심사 중 하나인 신용불량자 문제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우선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라응찬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금융이 발달한 영국이나 미국의 경우 법에서는 기본 원칙만 규정하고 세부 내용은 시행령으로 하게 돼 있다"며 "우리 금융규제는 후발국 전통에 따르게 돼 있어서 세부 내용도 전부 법으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은 "법과 제도의 정비도 중요하지만 규제의 집행이 효율적으로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감독기능이나 금융정책 기능이 재경부, 금감위, 금감원, 공정위, 증권선물 거래소 등 각 부처로 나눠져 있어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실무적으로 업무 처리할 때 창구지도란 관습 있다"며 "법 제도를 정비하고 창구를 일원화 하더라도 현실화 과정에서 왜곡되거나 유명무실화될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규제가 증권은 네거티브 시스템이지만, 은행 보험은 아직 포지티브"라며 "전체적으로 그림을 봐 주셨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이 당선인도 모두 발언과 정리 발언을 통해 규제 완화 의지를 강력하게 시사했다. 그는 "여러가지 규제가 많다는 것은 공통된 것 같다"며 "그 분야는 획기적으로 신속하게 한 번 생각을 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또 겸업주의 정신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적인 추세는 사실상 겸업주의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은행, 증권, 보험 전업주의를 택하고 있어 상충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지주법으로 임원 겸직을 수직으로 할 수 있긴 하지만 수평적으로 할 수 없어 금융지주가 됐음에도 고객 중심의 경영을 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형 금융그룹 육성에 대한 필요성도 언급됐다.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우리나라 전체 은행 합쳐봐야 외국 글로벌 뱅크의 반도 안된다"며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은행 만들려면 규모가 있는 은행을 만들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 진출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응찬 회장도 "유럽 강소국인 스위스, 네덜란드는 거대 금융그룹과 맞서기 위해 ABN암로, ING 등 글로벌 플레이어를 정책적으로 키웠다"며 "주변의 일본 중국과 경쟁을 해야하는 우리나라도 대형 금융그룹이 커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을 아울러 신용불량자 문제에 대해 각 은행들이 공동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고, 데이비드 에드워드 SC제일은행장은 "솔직히 말씀드려 한국 내에 아직 반외국인 정서가 존재하는 것 같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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