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인, 어떤 총리 카드 뽑을까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8.01.09 17:37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고민이 깊다. 첫 총리 인선을 두고서다. 후보군들은 이미 나와 있다. 큰 틀의 방향도 잡혔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정치적 고려 없이 일 중심으로 일을 제일 잘 사람을 인선할 것"이라고 했다. 총선 등을 염두에 둔 인선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고민의 시간은 길어지고 있다. 이 당선인의 한 측근은 "인력 풀은 많은데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대체로 무난하지만 딱 이 사람이라고 할 만한 인사 찾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0순위'였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거부 의사를 밝힌 것도 고민을 깊게 만드는 요인이다. 대중적 인지도와 새 정부의 상징성, 검증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박 전 대표만한 카드가 없기 때문.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 카드도 사라지고 있다.

김형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현재 박 전 대표와 심 대표는 (총리가) 안 되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 아니냐"면서 "비정치인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 책상엔 결국 비정치인의 파일만 남았다. 주 대변인은 "여전히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후보군을 추려내지 못했다는 의미다.

비정치인 그룹도 크게 보면 행정가 그룹과 대학총장 그룹으로 나뉜다. 총장 출신들의 이름이 대거 오르내리지만 행정 경험을 갖춘 인사들도 배제할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가 이 당선인 주변에서 나온다.

총장 그룹 중에선 한승주 고려대 총장 서리와 안병만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이 파일 맨 윗장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장서리는 '외교 전문가'로 경제 전문가인 이 당선인의 보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공직 경험이 풍부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일로 내각을 장악하기엔 더할 나위 없는 카드인 셈. 다만 본인은 서울대 출신이지만 이 당선인 출신교인 고려대에 몸담고 있는 게 부담이다. 특정 학맥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

안 전 총장은 능력 외에도 충청(충북 괴산) 출신이란 점이 플러스 요인이다. 반면 대중성과 지명도가 떨어지는 게 약점이다. 일각에선 '이명박 정부'로 이름이 붙여진 만큼 총리 인지도는 크게 중요치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인수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도 유력 후보다. 하지만 이 총장 스스로 고사 의사를 밝히고 있어 이 카드를 꺼낼 지는 불투명하다.

행정가 그룹에선 이원종 전 충북지사와 이의근 전 경북지사의 이름이 계속 들린다. 인수위 한 인사는 "행정 경험이 풍부한 이들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장 이미지가 강한 이 당선인의 '약점'을 보완하는 한편 내각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들은 사실 비정치인보단 '정치인'에 가까워 정치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한편 이 당선인을 보좌할 청와대 비서실장으론 '정치인' 발탁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사례를 봐도 비서실장은 정치인의 몫이었다. 김영삼 대통령때는 박관용 전 의장, 김대중 대통령 때는 김중권 의원, 노무현 대통령 때는 문희상 의원이 맡았었다.

이에따라 인수위 안팎에서는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 권철현 의원, 윤여준 전 의원 등의 이름이 나온다. 실무형 인사 차원에서 유우익 서울대 교수 등 비정치인이 보좌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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