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協 떠나는 다국적 제약사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08.01.10 14:40

미국계 대형 제약사 제약협 탈퇴…유럽계 탈퇴 가능성도

다국적 제약회사인 한국로슈가 지난해말 제약협회를 탈퇴하는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제약협회를 떠나고 있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찌감치 한국화이자, 한국MSD, 한국릴리 등이 협회를 탈퇴한데 이어 지난해말 한국로슈도 협회를 떠났다. 이들 대형 다국적 제약사들은 제약협회가 국내 제약사에만 치우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협회를 탈퇴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의가 진행될 때 제약협회는 국내 제약업체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대변했고, 이로 인해 미국계 다국적 제약사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 시장 붕괴를 이유로 한미 FTA를 반대했고, 미국계 다국적 제약사들은 합리적으로 이를 수용하자고 주장했다. 제약협회는 한미 FTA 협상을 포기할 것을 강력 요청하는 등 국내 제약사를 옹호하는 입장을 취했다.

현재 제약협회 회원사는 총 231개로 이중 국내 제약사가 200개, 다국적 제약사 31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제약협회는 국내 회원사가 절대적으로 많다”며 “제약협회가 국내 제약사에 유리한 정책방향을 선호함에 따라 다국적 제약사들이 불만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대형 다국적 제약사의 한국제약협회 탈퇴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현재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 간에는 뇌졸중 치료제 ‘플라빅스’ 특허무효 소송 등 특허전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게다가 FTA도 궁극적으로 오리지널 약의 특허와 깊은 연관이 있다.


제약관련 이익단체로는 제약협회 말고도 다국적제약사들이 모인 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라는 단체가 있다. 지난 2000년 다국적 제약사들을 위주로 결성된 KRPIA에는 28개 다국적제약사가 회원사로 활동중이다.

이들 중 제약협회에 중복 가입된 다국적제약사는 GSK, 바이엘, 사노피아벤티스, 노바티스, 베링거잉겔하임, 얀센 등 주로 유럽계 다국적 제약사들이다. 한·EU FTA가 가시화 될 경우 미국계 다국적 제약사들이 한미 FTA진행 과정에서 제약협회와 겪었던 갈등을 이들 유럽계 제약사들도 고스란히 겪을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유럽계 다국적 제약사들의 제약협회 집단 탈퇴도 현실화 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제약협회는 다국적제약사의 제약협회 탈퇴가 전체적은 흐름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제약협회가 국내 제약사들만을 위한 활동을 한다는 것은 오해”라며 “국내사 다국적사 구분없이 우리 제약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사와 다국적제약사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정책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협회가 두동강이 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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