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주식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큰 손' 연기금들은 어떤 시장전략으로 최근 증시에 대응하고 있을까.
연기금 운용 책임자들은 9일 "미국발 악재가 어느 방향으로 튈 지 모르기 때문에 글로벌 증시의 불안감이 당분간 해소될때까지 지켜보는 게 상책"이라며 "분위기가 급반전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규모 218조원으로 '세계 4대 연금’로 발돋음한 국민연금은 중장기 계획에 따라 주식투자 비중을 올해 전체 자산의 17% 수준인 37조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15.4% 투자에 비해 4조원 가량 증가하게 된다.
한 실장은 "지난해 증시는 연초 박스권을 형성한 뒤 3월 이후 본격 상승했다"며 "올해의 경우 시장의 향방을 가늠한 뒤 자금의 집중 투입을 검토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 실장은 이어 "국민연금은 몇년새 '사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주식투자를 늘린다는 연금 운용의 기본 방침에 맞춰 운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학연금은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 6조원에 달하는 금융 자산의 포트폴리오 개혁을 추진중인 사학연금은 주식투자와 대안투자 비중을 각각 20%선까지 높이기로 했다.
하지만 올들어 직접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은 채 잠시 시장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 팀장은 "적어도 2/4분기까지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일단 상반기에는 '보수 운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정보기술(IT)주가 어떤 움직임을 보이냐에 따라 증시 반전 가능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팀장은 "지난 3년간 약세를 면치 못한 IT업종이 모멘텀을 형성하며 하반기 증시를 이끌 것인지 여부가 증시 회복에 결정적"이라며 "현재 매매를 자제하고 실적대비 저평가 종목 중심의 대응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지지부진한 장세가 지속되면 펀드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한 일반투자자들이 은행금리 인상에 솔깃해져 대량 환매에 나설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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