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가격도 깎아주나요

박정수 연일아트 대표 | 2008.01.21 11:08

[머니위크]미술품 투자와 감상법 ⑩그림 값

2008년 벽두부터 박수근의 그림이 진짜냐 가짜냐로 술렁거린다. 45억원이 넘는 미술품이니 그럴 만도 하다. 우리나라 사회에서 미술시장이 그만큼의 영향을 지니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진짜건 가짜건 우리네 삶과는 너무나 멀리 있다.

“미술품 가격도 깎아주나요?”

큰일이다. 미술품 가격도 깎아준다고 말하면 미술계 퇴출감이고 실제는 어느 정도의 타협과 할인이 존재하고 있으니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다. 2007년 작년 한해 아파트 한 채의 가격과 맞먹는 유명 작품가격은 몇천만원씩 오르락내리락 했다. 시장의 자율성이기도 하다. 비싸도 몹시 비싸다.

말 많은 박수근의 그림을 50억원에 사겠다고 하면서 한 2억원 깎아 달라고 하면 흥정이 성사 될까? 십 중 팔구는 깎아줄 것이다. 반면에 젊은 작가의 작품 50만원을 한 2만원 깎아보자. 웃기는 얘기다. 그러나 50만원이거나 10억원이거나 미술품이 비싸긴 마찬가지다. 이러한 그림 가격은 어떻게 형성될까?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첫 전시에서의 작품 가격은 일반적으로 대략 70만원 선이다. 데뷔 후 5~6년이 지나면 100만원에서 150만원 정도의 가격에서 작품이 거래된다. 40억원이 되자면 멀고도 험난한 시간이 필요하다. 살아생전에 불가능 할 가능성이 더 크다. 그림 값이 왜 이렇게 비싼가.

우리나라 40대 후반의 어떤 작가의 작품은 3000만원에서 40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하지만 200만원에서 왔다 갔다 하는 작가도 있다. 경매에서 시작가 100만원이 4000만원으로 낙찰될 일은 거의 없다. 개인전 10회 정도가 지나서야 300만원 정도의 가격이 형성되니 갈 길이 너무나 멀다. 여기까지는 인력으로 가능한 미술품 가격이다. 500만원이 넘는 가격은 사회구조와 시장논리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


45억원 하는 박수근의 그림은 수십만명이 알고 있다. 수백억 하는 피카소의 그림은 수백만명이 알고 있다. 알고 있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거기에 비례해서 그림 가격은 높아진다.

무명작가의 작품을 알고 있는 사람은 본인과 친지, 지인들을 다 합해도 100명이 넘지 않는다. 알고 있는 한사람 당 7000원 꼴이라 생각하면 박수근의 45억원은 60만명 이상이 알고 있다는 결론이다. 사실은 60만명 보다 더 많은 사람이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비싸야 마땅하다. 억지 숫자놀음이 아니라 많이 알려진 그림은 그만큼 비싸진다는 것이다.

적은 돈으로 미술품을 사고자 한다면 많이 알려질 수 있는 그림을 골라내는 안목이 필요하다. 좋은 미술품은 비쌀 수밖에 없다. 화랑에서는 가격과 상관없이 좋은 예술을 소개한다. 싸고 좋은 미술품은 없다. 100만원이어도 비싸고 10억원이어도 비싸다. 다만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 미술품이 그만큼 저렴할 뿐이다.

고수정, 신기루 정원Ⅱ, 2007, Oil on canvas, 90.9×65.1cm
고수정, 신기루 정원Ⅱ, 2007, Oil on canvas, 90.9×65.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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