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패닉'까지 조정…美증시 어디로?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1.09 07:29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비롯된 신용경색 문제가 위태위태하던 뉴욕 증시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갔다.

8일 현지시간 뉴욕 3대지수는 동반 급락했다. 다우지수가 1.9%, 나스닥지수는 2.4% 무너졌다.

지난 8월 중순 사실상 첫 신용경색 충격으로 증시가 폭락하다 급하게 반등한 것과 달리 이날 다우를 비롯한 3대 지수는 보합세를 유지하다 한 시간을 남겨놓고 주저앉았다.

이로써 뉴욕증시는 새해 6거래일중 5일이나 조정받았다. 다우지수 올해 하락률은 5.3%, 나스닥지수는 8%, S&P500지수는 5.5%로 불어났다.

경기침체에 무게를 실는 흉흉한 악재들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 전망을 바탕으로 균형을 이루던 시장이 결국 경기침체 공포에 두손을 든 형국이었다.

컨트리와이드 파산설로 대표되는 모기지시장 부실이라는 케케묵은 악재에다 AT&T가 경기침체를 확인하는 듯한 발표를 하며 매물 폭판을 불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모기지 부실 문제와 소비 경기 침체라는 두 가지 대형 악재에 따라 증시가 급락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다우 30 종목중에서는 JP모간이 3.97%, 씨티그룹이 3.96% 동반 폭락했다. 신용경색의 최대 피해자인 금융주가 반등없이 역사적인 저가 수준으로 밀려나버린 것이다.

BNY커버지Ex 그룹의 수석 트레이더인 안토니 콘로이는 "건강한 금융주 없이 진정으로 건강한 시장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주는 S&P500지수의 4분의 1이상을 차지한다. 금융업종 지수 ETF는 이날 3.6% 떨어졌다. 풋옵션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쇄도하기도 했다.


여기에 나스닥지수의 급락세가 증시를 '패닉'으로 내몰았다. 신용경색에도 불구하고 약달러에 힘입은 실적 개선 기대로 버티던 기술주가 연초 유달리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

사실 이날 급락의 주범은 AT&T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 최대 통신업체인 AT&T는 "사업 환경이 전보다 안 좋아지고 있다"는 CEO의 발언에 4.9% 급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AT&T는 개인 소비 관련 사업에서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용료를 제때 지불하지 못하는 개인들 때문에 통신 계약 해지 사례가 늘고 있다고 우려를 더했다. 오후 늦게 나온 AT&T의 실물 경기 침체 발언으로 증시는 급하게 아래로 방향을 틀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노르웨이의 소프트웨어 업체 '패스트 서치&트랜스퍼'를 12억 달러에 인수키로 했다는 소식에 3.3% 빠졌다.

(↑다우지수 1년 흐름. 지난해 8월 중순의 폭락보다 하락 압력이 더 큰 모습이다.)

다음주 본격화되는 어닝시즌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인터액티브 브로커의 레베카 에그만 다스트 주식옵션 애널리스트는 "컨트리와이드의 파산설로 패닉이 커졌고 금융주 전반의 우려를 키웠다"며 "지난 1년동안 시장을 괴롭힌 신용경색 문제가 다시 부각되자 실적기대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톰슨 파이낸셜에 따르면 4분기 기업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1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업종의 실적이 60%나 급감하며 실적 둔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톰슨파이낸셜의 마이크 톰슨은 "모기지 관련 증권에 대규모 투자를 했던 금융회사들은 여전히 큰 문제"라며 "(악재가 상당부분 공개됐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불확실성이 많아 투자자들이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5위 주택업체인 KB 홈은 분기 실적 악화를 발표, 어닝시즌 기대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7억7270만 달러, 주당 9.99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고, 이 탓에 9% 급락세로 마감했다. 전문가가 예상한 손실보다 7배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매우 취약해 작은 악재에도 주가가 쉽게 밀리는 국면이라며 보수적인 접근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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