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권성향, 20년 엇박자(?)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 2008.01.08 16:06
'이번에도 엇박자를 낼 것인가'

한국과 미국의 정권 성향이 지독히도 안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10년만의 정권교체로 한국이 보수성향으로 회귀한 반면, 미국은 공화당 8년의 보수시대가 마감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

미국 유권자들의 정권교체 기대감이 크다는 것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오바마 열풍'에서 읽을 수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백인 비중 91%의 아이오와 주에서 완승한 데 이어 뉴햄프셔 주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은 '공통점'이지만, 보수냐 개혁이냐의 정권 성향으로 봤을 때는 15년째 엇박자다. 만약 올 대선에서 미국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엇박자는 20년으로 늘어난다. 이에 '최악의 궁합'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궁합이 항상 이렇게 안맞았던 것은 아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1년 5.16 쿠데타를 일으켰을 당시 미국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민주당 집권기였지만, 이후 1969년부터 1992년까지는 카터 행정부(1977년~1980년)를 제외하고 모두 공화당이 집권했다.

리처드 M. 닉슨(1969년~1974년), 제럴드 R. 포드(1974년~1977년), 로널드 W. 레이건(1981년~1988년), 조지 H. W. 부시(1989년~1992년) 등이 공화당을 이끈 대통령들.


엇박자가 나기 시작한 것은 신한국당으로 집권한 김영삼 정부(1993년~1997년) 때다. 1992년 미국에서는 아칸소주 주지사 출신의 젊은 정치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금의 오바마 의원처럼 민주당 돌풍을 일으키며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대체로 미국이 공화당 집권기일 때는 한미 경제공조는 잘되면서 대북압력이 심했고, 민주당 집권기일 때는 대북 평화무드가 조성된 반면 통상개방 압력은 극심했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시장개방 압력 무기였던 '슈퍼 301조'는 지금도 한국인 뇌리에 강하게 박혀 있기도 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천년민주당으로 정권교체에 성공했을 때는 궁합이 맞는가 했지만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2000년 아버지 부시에 이어 아들 부시가 집권에 성공한 것.

이후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남북, 북미 관계는 급속히 냉각된 바 있다.

이와 관련, 통일부 한 관계자는 "이상하게도 한미간 정권 성향이 계속 엇박자가 나고 있다"며 "수치로 계산할 수는 없지만 이로 인해 불필요하게 국력이 낭비되는 부분도 상당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싸구려 중국산' 무시하다 큰 코…이미 곳곳서 한국 제친 지 오래
  2. 2 허웅 "치료비 달라는 거구나"…"아이 떠올라 괴롭다"는 전 여친에 한 말
  3. 3 "결혼 누구랑? 어떻게 그럴 수 있어" 허웅이 남긴 '미련문자' 공개
  4. 4 제복 입고 수감자와 성관계…유부녀 교도관 영상에 영국 '발칵'
  5. 5 허웅 전 여친, 고급 아파트 살아서 업소녀?…등기 인증하며 "작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