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증권업 진출, BNG증권 인수가 최선?

더벨 김용관 기자 | 2008.01.08 11:33

종합증권사 육성위해 수천억 소요 불가피

이 기사는 01월08일(09:3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이 증권업에 진출을 위해 BNG증권중개를 인수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면서 지점 하나 없는 초소형 증권사를 사들인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BNG증권중개는 2000년 설립된 소형 증권사로 위탁매매만 할 수 있다. 자본금은 지난해 6월 기준 30억원, 예탁금은 889억원이다. 지점은 하나도 없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진 교보, SK, 신흥 등 중견 증권사 대신 시장 기반도 없는 BNG증권중개를 인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증권업 통해 신성장 동력 모색
두산그룹은 현재 두산캐피탈과 창투사인 네오플럭스 등의 금융 계열사가 있지만 규모가 적어 큰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자통법 시행에 따라 금융서비스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업무 영역인 증권업에서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위해 첫삽을 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중공업 위주의 두산그룹 입장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많이 하고 있는데 금융업이 없다보니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BNG증권중개를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육성해 이같은 난점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두산그룹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대규모 인프라 비즈니스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지원할 금융회사가 없다는 것.

이 관계자는 "특히 M&A 조직을 활용한 M&A 및 기업 지분 투자를 집중 육성할 방침"이라며 "구체적인 그림은 그룹 전략본부에서 그리겠지만 투자은행(IB)이나 사모펀드(PEF) 등에 주력하는 회사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필 BNG증권중개?
기본적으로 증권사 설립을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두산그룹이 목표하고 있는 종합증권사의 경우 500억원의 자본금이 필요하다. 즉 500억원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인수업무(언더라이팅), 자기매매 등 증권사 고유 3대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조건이다.

따라서 두산그룹이 두산캐피탈을 통해 인수한 BNG증권중개는 자본금이 30억원에 불과해 위탁매매 이외의 업무는 수행할 수 없다.


아울러 증권사의 겸업 업무인 투자일임업 및 신탁업, 장외파생상품 취급업무, 선물 및 퇴직연금 업무 등도 할 수 없다.

특히 장외파생상품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영업용순자본비율이 300% 이상, 자기자본 3000억원 이상, 파생금융상품 전문인력확보 등이 필요하다.

비싼 매물...여력이 없다
시장의 의문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된다.

그룹측이 밝힌 대로 종합증권사로 키우기 위해선 증자 등의 방법을 통해 현재 30억원인 자본금을 500억원으로 확대해야 한다. BNG증권중개을 인수하는데 들어간 91억원보다 훨씬 많은 자본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그룹측은 이와 관련 시장에 나온 중견 증권사의 가격이 너무 높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들었다.

두산캐피탈 고위 관계자는 "IB에 특화된 증권사인 한누리투자증권 인수에만 2600억원 이상이 들었다"며 "또 시장에 매물로 나온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주가순자산배율(PBR)의 2.5~2.6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요구하기 때문에 5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캐피탈이 단독으로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할 여력이 없다는 점도 BNG증권중개를 인수한 현실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500억원의 자본금은 최소한의 금액이다. 특히 새로운 수익원으로 급부상한 ELS 등 파생상품 등의 겸업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추가로 3000억원의 자기자본을 확보해야 한다.

나아가 소매 영업을 위한 지점 확보를 위해 수십억~수백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앞으로 BNG증권중개에 들어갈 자금은 수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차라리 풀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는 종합 증권사를 인수하는게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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