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택 회장, 글로벌플레이어로 비상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 2008.01.08 09:10

[2008 주목할 재계 리더] <9> 포스코 이구택 회장

포스코의 성격은 모호하다. 사기업처럼 특정 대주주가 좌지우지하는 지배체제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윤만 추구하는 사기업도 아니다. 국가 경제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제철보국의 사풍이 짙다.

이처럼 모호한 성격의 회사는 방만하게 경영되기 십상이다. 특히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회사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포스코는 다르다. 어느 기업보다 효율적이고 혁신적이다. 이를 이끄는 힘이 이구택 회장의 리더십이다. 이 회장은 올해 또 다른 변신을 꾀하고 있다. 포스코를 글로벌 플레이어로 변신시키기 위한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2004년 포스코의 대표이사 회장이 된 이 회장은 포스코의 혁신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플레이어의 초석을 다지는 원년을 만들자"고 화두를 던졌다.

포스코는 지난해 중국 인도 베트남 등에 가공 센터를 열었고, 현대중공업과 제휴로 슬로베니아 물류센터를 여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올해는 더욱 굵직한 해외 사업으로 글로벌 플레이어로 변신하고 있다.

포스코는 새해를 글로벌M&A를 신고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지난해말 포스코는 말레이시아의 도금강판공장인 MEGS를 인수했다. 글로벌 M&A 첫 사례다. 동남아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인도에는 제철소를 짓기로 했다. 당초 지난해 착공을 계획했으나 현지 지역주민과 마찰로 차질을 빚었다. 여전히 해결할 과제들이 남았으나 올해 안에 착공이 예상된다.


지난해 착공에 들어간 베트남 냉연 공장과 멕시코 자동차강판 공장 등은 올 한해 마무리 작업을 벌여 내년에 준공된다. 이곳은 포스코의 글로벌 경영에 더욱 힘을 보태게 될 것이다.

원자재와 판매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원자재 공급 체인을 35개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2011년까지 장기적인 원자재 구매 계약의 비중을 9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 나아가 아예 광산에 투자를 하거나 광산을 인수하는 등 글로벌 소싱 작업을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몰리브덴광산을 개발했고, 베트남과 인도에서도 철광석등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철광석을 많이 공급해 준 호주나 브라질과 협력을 강화해야 하지만 자원보유량이 줄어들어 비용이 더 늘고 있다"며 "아프리카나 시베리아가 블루오션인데 리스크가 있더라도 좀더 공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영에 더해 내부 혁신은 더욱 치밀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2년간 포스코는 매년 1조원씩 원가를 줄였다고 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 '한번 더'를 외쳤다. 올해도 역시 1조원의 원가 혁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원가는 줄이고, 원자재 공급망을 늘리고, 해외 네트워크는 늘리고, 포스코가 글로벌 플레이어로 비상하는 모습을 보게될 무자년 새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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