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든 "삼성·LG가 이익금을 송금못한다면…"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8.01.06 12:30

(종합)"중복 규제 없애야" "두바이와 새만금은 다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한국 규제 체계에는 중복이 있는 것 같다"
"두바이와 새만금은 다르다"
"삼성과 LG가 이익금을 외국에서 송금하지 못한다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산하 국가경쟁력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데이비드 엘든 위원장이 쏟아낸 말이다. 6일 삼청동 인수위에서 가진 기자회견.

외국인으로서는 인수위에 참여한 첫 인사인 만큼 투자 관련 가시적 성과과 정책 방향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그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말을 아꼈다. 한국의 투자 환경에 대한 평가도 조심스러웠다. 첫 발걸음에 그만큼 신중을 기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면서도 핵심 지점은 대부분은 짚었다.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외자 유치 여부에 대해선 "아직까지 구체적 의향을 밝힌 기업은 없다"고 말했다.

대신 "외국인이 인수위에 참여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접촉해 왔고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시간이 흐르면 해외 투자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본다" 등의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해외 투자 유치 의지는 한국인들 내부에서 나와야 한다" "외국인으로서 실질적 투자 유치를 할 수는 없다" "외국인의 관점으로 얘기해 주고 판단은 한국인이 하는 것" 등의 말로 한국의 변화를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한국에 대한 진단도 냉정했다. 엘든 위원장은 "투자자들은 기업 환경이 개방됐나. 투명한가. 경제활동이 활발한가. 법이 공정하게 적용되나 등을 살핀다. 이 순간 한국이 그런 여건이 돼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얘기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이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이면서도 주요국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한 게 당혹스런 부분이라며 그 이유로 "한국의 내부지향성"을 꼽았다.

변화 지점으로는 '개방'과 '중복 규제'를 꼽았다. 그는 우선 "한국 기업과 기관들이 더욱 글로벌화해야한다. 많은 기업들이 이미 글로벌화됐지만 갖고 있는 잠재력을 실현하지 못한 기업들도 있다"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는 금융서비스의 완전한 개방을 꺼리고 있다"면서 "시장 지분을 뺏기기 싫어하겠지만 이런 자세는 중요한 부분을 간과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규제체계에 있어 한국에는 중복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고 "성공적인 금융센터를 보자면 단일화된 독립적인 규제당국이 있다"고 강조했다.

'론스타'를 겨냥한 민감한 질문도 나왔다. "한국 국민들은 해외 투자 유치를 환영하지만 투자 수익을 본국으로 보내는 것은 꺼린다"는 질문.

엘든 위원장은 "여건이 좋다면 금융기관은 떠날 것이 아니라 남아 있기를 원할 것" "특히 은행이라면 전문성을 갖고 한국 기업을 글로벌화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 등의 원론적인 말로 답변을 시작했다.

그리곤 "단기투자자들도 있는데 이 역시 국제적 거래의 한 측면"이라며 "한국기업이 그런 일을 하면 비판받는 것이 아니라 투자기업의 이익을 위한 일상적인 활동으로 볼 것이다. 포괄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한국 정서에 일침을 놨다.

그는 특히 "삼성과 LG가 다른 나라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익금을 한국으로 송금하지 못하게 한다면 좋은 소리를 못 들을 것"이라며 "이기고 지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수위가 이 부분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엘든 위원장은 한반도 대운하, 새만금 개발 등과 관련 "이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합당한 수익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두바이를 모델로 한 개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두바이와 한국은 다르다" "두바이 경험이 한국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천진난만한 생각"며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우리 동네 공인중개사들은 벌써 느꼈다…"집값 4%대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