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연초 '경기침체 패닉' 경계령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1.05 11:47

경제학자 "경기침체 국면 돌입" 경고…3대지수 연초부터 급락

"실업률 급등과 제조업 경기 부진.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침체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신호탄이다"

경제 지표의 잇단 악화로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의 전반적인 투자심리도 '패닉' 상태에 빠지며, 투자자들을 정초부터 혼란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전달 4.7%에서 5%로 무려 0.3%p 급등했다.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수도 예상(7만명)을 크게 하회하는 1만8000명 증가하는데 그쳐 2003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두가지 고용지표 모두 '쇼크' 수준이다. 특히 민간부문 고용이 2003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은 더 큰 우려를 자아냈다.

2일 발표된 제조업 경기도 충격적이었다. 구매관리자협회(ISM)의 12월 제조업지수는 전월(50.8)보다 하락한 47.7을 기록했다. ISM 지수가 경기 확장과 위축의 기준점인 50을 하회한 것은 11개월만에 처음이었다.

◇ 경기침체 우려 뉴욕증시 '패닉'

이렇듯 일련의 경제 지표 악화는 뉴욕증시에 경기 침체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빗 와이스는 "실업률 지표 발표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50% 가량으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듯 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급락했다. 우려할 만한 수준의 낙폭이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96%(256.54포인트) 떨어진 1만2800.18을, S&P500지수는 전일대비 2.46%(35.53포인트) 하락한 1411.63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도 무려 3.77%(98.03포인트) 급락한 2504.65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지난 11월 말 이후 최저수준이며, 나스닥지수는 2001년 9월 17일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올들어 3거래일만에 2007년의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할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우지수는 이미 올들어 3.5% 급락했다.

JP모간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브루스 캐스먼은 "주택 경기 침체가 전반적인 경제로 확산되는 경기침체 국면의 초기 단계"라고 지적했다. JP모간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40%이며, 현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제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간스탠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버너는 "고용지표 부진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는 신호"라면서 미국 경제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래고 내다봤다.

◇ FRB 30일 금리인하 나설 듯


이렇듯 우울한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결국 오는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로 0.25%p 인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방기금금리선물 거래 동향에 따르면 연준이 금리를 0.5%p 인하할 가능성도 50%로 높아진 상황이다. 1주일전까지만 해도 0.5%p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0%였다는 점에서 상황이 얼마나 급변하고 있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연준은 신용경색을 완화시키기 위해 최근 400억달러의 유동성을 투입했다. 또 1월에만 2차례에 걸쳐 60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은행간 대출금리를 낮추기 위해 필요하다면 유동성 공급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경제 위기에 대해 다소 방관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FRB 의장 등 경제관료들을 만나 경제 성장세를 진작시키고 시장 신뢰를 되돌릴만한 새로운 정책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 부시 대책 마련 부심, FRB 인플레이션 딜레마

부시 대통령은 어떤 정책을 고려하고 있는지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부강한 국가로 남을 수 있도록 모든 대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부시 행정부가 지방 정부가 대출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출자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면세 채권 프로그램 신설 등을 포함 주택 시장 회복 방안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 상승에 대해서는 원유 생산을 늘리고 정제 시설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학자들은 실업률 급등이라는 악재가 터져나오자 마저 일제히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베어스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존 라이딩은 "1949년 이후 실업률이 침체기를 제외하고 이 정도까지 치솟은 적은 없었다"면서 "침체에 대한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연준도 총체적인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서는 금리를 인하해야 하지만,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연준이 경기 둔화를 우려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겠지만 금리 인하폭은 시장이 기대보다는 적을 전망이다.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소한의 금리 인하와 함께 유동성 공급이 현재로선 연준이 펼 수 있는 정책으로 풀이된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있고 금값과 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인하에 무턱대고 모든 것을 기댈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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