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수탁액 곧 국내펀드 추월

더벨 전병윤 기자 | 2008.01.07 12:10

중국 등 해외펀드에 쏠림 현상…판매사 잇속 챙기기도 한몫

해외 주식형펀드 수탁액이 국내 주식형펀드를 조만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좇아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이머징마켓)으로 몰리는 가운데 은행·증권사도 판매보수가 높은 해외펀드를 집중적으로 팔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전체 주식형펀드 수탁액(2일 기준) 120조2152억원 가운데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 주식형펀드는 각각 68조3311억원, 51조8841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주식형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지면 국내 주식형이 56.84%, 해외 주식형이 43.16%를 차지한다.

역외펀드(외국에서 설정된 해외펀드) 10조5052억원을 포함할 경우 해외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62조3893억원으로 불어나 국내 펀드와 격차가 5조원대로 좁혀진다. 지난해초 해외펀드 수탁액이 국내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 것을 감안하면 단기간 급속히 몰린 셈이다.

해외 펀드 자금은 지난해 초부터 '밀물'처럼 몰렸다. 해외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지난해 4월말 15조2518억원에서 지난해말까지 매달 평균 4조3000억원 순증했고 10월에 중국펀드를 중심으로 전월 대비 7조6000억원이나 늘었다.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해 4월말 전월보다 4조3851억원 순감소했다. 이후 자금이 꾸준히 몰려 12월말까지 월 평균 2조9000억원 가량 늘어났지만 해외 주식형펀드와 비교하면 자금 유입이 훨씬 적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지난해부터 고수익을 거둔 중국·인도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가입하지 않은 투자자들이 해외펀드로 몰렸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2~3개월안에 해외펀드 수탁액이 국내펀드를 앞지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펀드는 지난해 11월초 수탁액 16조5644억원을 기록, 전월보다 5조6961억원 늘어나는 등 월별 기준 가장 큰 폭의 급증세를 보였으나 이후 중국 증시가 조정을 겪으면서 수익률이 신통치 못했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뒷북'투자한 셈이다.


은행·증권사들이 판매보수(매년 펀드의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판매사가 받는 몫)가 높은 해외펀드 판매를 집중한 것도 쏠림현상을 부추겨 뒷북 투자를 양산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중국펀드인 '미래에셋 차이나솔로몬2(클래스C)'의 판매보수(1.65%)와 국내 주식형펀드 'KTB 마켓스타2 C'의 판매보수(1.58%)를 비교하면 해외펀드의 보수가 높다.

물론 개별 펀드마다 선취 판매수수료(가입시 한번만 떼는) 체계와 보수율도 차이가 있어 획일적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통상적으로 해외펀드의 판매보수가 국내보다 10%이상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

해외펀드는 위탁운용을 하거나 직접 운용에 따른 비용이 많이 들어 운용보수가 높거나 기준가(펀드 수익률의 기준이 되는 가격) 산정이 복잡해 이를 계산하는 사무수탁보수가 높은 편. 하지만 판매보수가 덩달아 올라갈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 판매사 직원은 "판매보수가 높은 해외펀드를 팔기 위해 국내펀드에서 갈아타라는 권유를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이사는 "해외펀드가 국내펀드에 비해 판매하는데 '품'이 더 들어갈 이유가 없기 때문에 국내에 비해 높은 보수를 받을 이유가 없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해외펀드가 '수입품'이란 느낌이 들어 판매보수를 높여도 거부감이 덜하다는 측면을 이용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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