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이번엔 '퇴직연금 경쟁'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8.01.07 09:57

적립금 눈덩이 '새 자금조달 창구' 급부상

올해 은행들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대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저원가성 예금의 이탈로 자금조달난을 겪는 은행들에 퇴직연금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은행의 퇴직연금 판매잔액은 2436억원으로 은행권 중 가장 많았다. 국민은행이 2426억원, 농협이 195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농협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판매실적이 1위였다. 하지만 하반기에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퇴직연금 판매에 영업력을 집중하면서 판세가 뒤집혔다. 특히 우리은행은 상반기 659억원에서 하반기 무려 4배가량 실적을 늘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은행장이 퇴직연금 시장 선점을 주문해 영업점에서 적극적으로 판매했다"면서 "다른 은행보다 거래 중소기업이 많았던 점도 이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시장은 2010년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이 퇴직연금으로 전환되면 40조~60조원대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매년 적립금이 누적되는 '눈덩이 효과'가 큰 만큼 은행, 보험, 증권사간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49개 사업자가 판매 중이며, 지난해말 씨티은행이 뒤늦게 뛰어들었다.

은행권은 올해 마케팅도 크게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새해 조직개편에서 퇴직연금사업부를 신설, 올해 목표를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잡았다.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하나은행도 전열을 가다듬었다. 연초 연금신탁본부를 신설한데 이어 부서 인원을 현재 10명에서 30명 가량으로 크게 늘릴 방침이다. 판매목표는 지난해의 10배 이상 수준으로 늘려 잡았다.


우리은행도 인터넷뱅킹 수수료 인하, 우대금리 제공 등 기존 부가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대기업 고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은행권의 공격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은 아직 더딘 편이다. 지난해 시장규모가 2조4000억원으로 당초 전망치인 4조원에 크게 못미쳤다.

금융권은 지난해 11월말 발전협의회를 열어 노동부와 감독당국에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조기 도입 유인책으로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고, 중간정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연금을 담보로 한 대출, 주식형 투자 비중 확충 등 운용상 운신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 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은행권뿐 아니라 증권사도 적극 나서고 있어 올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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