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스윙은 통제할 수 없다

김헌 호남대 골프학과 겸임교수 | 2008.01.04 12:31

[마음골프]기초의 기초; 백스윙을 통제할 수 있다는 건 착각

백 스윙이 다운 스윙에 비해 상대적으로 천천히 이뤄지는 일이라서 그런지 마치 통제 가능한 영역이라는 생각이 팽배하다.

또 백스윙에서 잘 통제하지 못하면 다운 스윙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강박관념까지 널리 유포되고 있다. 프로에게서 아마추어에 이르기까지 본말이 전도되고 형식과 내용이 뒤바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너무도 많고 그 폐해는 심각하다.
 
백스윙을 통제할 수 있다. 그러나 하면 할수록 스윙은 부자연스러워질 뿐이고 결과는 예측불허가 된다. 공을 원하는 어떤 곳으로 어떤 구질로 보내기 위해서는 백스윙에 관한 일체의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우리가 할 일은 그저 목표에의 몰입이고,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목표에 어떻게 가야 할 것인가를 시각적으로 그리는 일일 뿐이다.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면 알 수 있다. 자신이 보낼 수 있는 거리의 70%지점을 목표로 하고 풀 스윙을 여러 차례 해본다. 처음에는 잘 안되지만 100개 정도의 공을 치다 보면 어느 새 자신이 목표로 정한 거리까지 공을 보낼 수 있다. 이때 주의 할 점은 부분 스윙이 아니라 풀 스윙이라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준비가 끝나면 똑 같은 자세로 기존 목표지점보다 10미터쯤 좌측을 보고 그곳에 공이 떨어지도록 빈 스윙을 몇 차례 하고 나서 스윙을 해본다. 잘 된다. 다음은 우측 10미터 지점을 보고 스윙을 한다. 그러면 우측으로 공이 날아간다. 너무 쉽다. 똑 같은 셋업자세로도 이쪽 저쪽 마음먹은 대로 공을 보낼 수 있다.
 
이런 테스트 과정을 거치다 보면 사람들이 모두 웃는다. 자신이 이렇게 마음먹은 대로 공을 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인줄 몰랐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섬세하게 뒤돌아 보면 백스윙이 어떠해야 한다는 생각도 없었고, 오로지 자신이 목표한 곳에 공을 떨어뜨려야겠다는 생각 밖에는 없었다는 점을 발견한다.
 

우리가 셋업을 하고 목표를 쳐다보면서 루틴을 하는 것은 목표를 내 의식의 중심에 뚜렷하게 자리잡아가는 과정이다. 목표와 목표에 이르는 과정이 분명하면 할수록 스윙 궤도란 그에 걸맞게 만들어지는 것이고 자신이 그려야 할 스윙궤도가 명확하면 할수록 백 스윙이라는 것도 그 스윙을 쉽게 하기 위한 예비 동작으로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설명이 대단히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 지 모르지만 골프 이외의 모든 운동을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다. 전혀 의식도 하지 않고 하고 있는 운동을 풀어서 설명하자니 복잡해진 것뿐이다. 목표가 스윙을 만들고 스윙이 백스윙을 만드는 것인데 그걸 뒤집어서 하려니 골프가 너무 어려워지는 것이다. 처음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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