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01년 이후 최대 경기침체 위기"-FT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 2008.01.03 08:27
미국이 2001년 기술주 거품 붕괴 이후 최대의 경기 침체 위기에 빠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민간인, 전문가 할 것 없이 모든 이들이 경기 침체를 입에 달고 있다.

최신 NBC/WSJ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가운데 3분의2 이상은 미국이 현재 침체기에 접어 들었거나 올해 침체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 등 유명 인사들은 미국 경기 침체 확률 가능성을 50대50으로 보고 있다.

마틴 펠드스타인 전미경제연구소(NBER) 회장은 "너무나 많은 악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경기가 침체됐다고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반대로 생각하는 것도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세계 최대 채권 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지난해 12월 "미국의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고 말했었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1%가 채 안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올해 1분기 역시 상황이 개선되기는 커녕 더 악화되지 않기를 바라야 할 형편"이라고 푸념했다.


불행히도 신용시장도 경기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경제를 이 지경으로 몰고 온 주택과 금융분야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채권의 스프레드마저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 그 증거다.

그러나 신용시장이 현 상황의 본질이 아니다. 핵심은 6년전 미국의 경제성장에 원동력을 제공했던 주택시장의 거품 붕괴다. 주택시장 붕괴는 건설업 불황을 야기했고 집값을 추락케 했다. 이는 신용경색과 더불어 민간 가처분소득을 줄여 소비 위축을 야기했다.

하버드대학교의 제프 프랭클 교수는 "서브프라임이 문제의 핵심은 아니다"며 "서브프라임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주택 가격 하락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저축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 불황 여파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연준에 따르면 재산이 100달러 늘어나면 지출은 평균 3.75달러 증가하며 반대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경제 체질이 약해지면 석유 소비는 줄어들고 유가는 하락해 가계의 숨통을 틔워 준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수요가 급증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로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유가는 이론과 반대 방향으로 가며 가계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이날 국제유가는 결국 100달러 고지를 밟았다. 동부시간 오후12시 10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일대비 4.2% 급등한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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