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기 악화+유가 100불, 악성침체오나

국제부  | 2008.01.03 07:53

(종합)물가상승과 경기침체 동반..스태그플레이션 불안감 고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발 신용경색에 사로잡힌 미국 경기가 결국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하나둘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에 이어 새해 벽두부터 생산(제조업 경기)마저 침체로 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강화된 것.

부동산시장과 금융시장 악화가 생산과 소비 경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월가는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함께 나타나는 악성 경기침체인 스태그플래이션 가능성도 제기했다.

◇미국 제조업 경기 예상밖 위축..침체로 가나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지난달 예상밖 위축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주택 경기 침체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구매관리자협회(ISM)는 2일(현지시간) 12월 제조업지수가 전월(50.8)보다 하락한 47.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50.5를 하회하는 것이며, 지난 2003년 3월 이후 최저수준이다.

특히 ISM 지수는 지난해 1월 이후 11개월만에 처음으로 50을 하회했다. ISM 제조업지수가 50을 하회할 경우 침체 국면에 빠진 것을 뜻한다.

크레디 스위스 홀딩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조너선 베이질은 "제조업이 호황을 기록할만한 별다른 모멘텀이 없다"면서 "자동차 부문도 부진에 빠졌고, 주택 관련 산업도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ISM 12월 가격지불지수는 전월(67.5)보다 올라간 68을 기록, 물가 상승 압력이 존재함을 반영했다.

◇연말 소비도 기대 이하..실물 경제 멍든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소매업체들의 지난주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대비 2.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복싱 데이(Boxing day)'를 포함해 포스트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을 겨냥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실시했지만 신용경색에 따라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은 것이다.

신용경색 여파로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의 둔화가 뚜렷해졌다는 지적이다. 이는 경기침체 우려를 한층 고조시켰다.

국제쇼핑센터협회(ICSC)는 11월과 12월 미국 소매업체들의 동일점포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5% 이하로 낮춰잡았다. 이는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메이시와 월마트 등은 홀리데이 시즌 재고 청산을 위해 지난주 스웨터와 코트 등의 50% 할인을 단행하는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벌였다.

◇유가는 100달러 시대..스태그플레이션 전망 강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것이란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2월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4.2%(4.02달러) 급등한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했다. WTI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1983년 NYMEX에서 거래가 시작된후 처음이다.

이날 유가 급등은 미국 원유 재고가 3년래 최저수준을 기록했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아프리카 최대 원유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소요 사태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데 따른 것이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에 도달함에 따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유가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짐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2월물 유가도 런던 ICE 선물 유럽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4%(3.76달러) 급등한 배럴당 97.73달러를 기록, 역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는 지난해 1월 2일에만 해도 61.05달러로 시작했다. 그러나 수요와 공급의 불협화음과 지정학적위기 등 악재 요인들이 발생하며 급등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술적,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말미암아 2008년 WTI 평균 가격을 배럴당 95달러로 종전 전망치 85달러보다 12% 인상한다"면서 "2008년 말에는 WTI 가격이 105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 약세..대폭 금리인하 가능성 제기
이날 달러는 엔과 유로에 대해 큰 폭의 약세를 기록했다.
소비와 생산(특히 제조업 경기)까지 악화됨에 따라 연준이 오는 30일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뉴욕 증시 급락으로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고조됨에 따라 엔화 가치의 상승폭도 상대적으로 컸다. 오후 3시 36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94% 떨어진 109.48엔을, 달러/유로 환율은 전일대비 0.91% 상승한 1.4725달러를 기록 중이다.

데일리FX닷컴의 외환딜러인 보리스 슈로스버그는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달러 약세가 가속화 됐다"고 지적했다.
연방 기금금리선물은 연준이 0.5%p 인하할 가능성을 0%에서 24%로 반영했다. 또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100%로 기정사실화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연준 이사들이 '상당한 수준의 통화 완화정책'(substantial further easing of policy)을 취해야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