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세자릿수 시대 개막, 더 오른다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8.01.03 07:41
국제 유가가 새해 첫 거래일부터 세 자릿수 시대를 열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2월물은 장중 최고 배럴당 100달러까지 올랐다가 3.8%(3.63달러) 오른 배럴당 99.61달러로 마감했다.

유가 충격으로 다우지수는 1.7% 급락해 첫 거래일을 마감했다. 새해 첫날 성적으로는 1.9% 하락한 지난 1983년 이후 최악의 스타트다.

이날 유가 급등과 함께 금 가격도 1980년 1월 21일(온스당 873달러) 이후 28년만에 최고치(864.90달러)를 기록했다.

오전중 발표된 12월 구매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47.7을 기록해 2003년 3월 이후 최저, 지난해 1월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 50을 하회하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이는 예상치 50.5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로, 45밑으로 떨어질 경우 지난 90~91년과 2001년의 경기 침체 상황과 비슷하다.

이날 공개된 12월 11일 FOMC 의사록에서 연준(FRB) 이사들이 세차례에 걸쳐 단행한 기준 금리인하가 마지막이 아니라는 인식을 함께한 것으로 확인된 점도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기며 달러 약세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돌출된 이런 요인들 외에 올해 공급 대비 수요 초과 전망도 유가 급등에 불을 지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하루 8500만 배럴 수준의 원유 공급량으로는 중국과 인도 등 개도국의 원유 수요를 따라 잡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들 국가의 지난 10년간 원유 소비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많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국의 석유 소비는 현재 세계 석유 소비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미국의 3분 1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2030년에는 중국과 인도의 원유 수입이 현재 미국과 일본의 수입량에 맞먹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첫날부터 100달러를 기록한 국제 유가는 앞으로 더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다. 글로벌 경제의 둔화가 예상되긴 해도 중국과 인도 등 개도국의 경제 발전 속도는 크게 둔화되지 않을 전망인 데다 앞으로 생산이 가능한 유전 개발은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의 정정 불안 등 산유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도 수급 불균형 구조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전미자동차협회(AAA) 제프 선드스트롬 애널리스트는 "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와 지정학적 불안, 달러 약세, 수요 점증 등 유가 상승을 재촉하는 요인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상승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티스의 크리스 푸어스풀스 애널리스트는 "유가는 100달러에서 더 오를 것"이라면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이 유가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맥쿼리선물의 나우먼 바라카트 수석 부사장은 "향후 3~5년간 유가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의 수요 증가로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다만 고유가가 국제 경제 침체를 유발할 경우 유가가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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