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불황 대비하라"-FT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 2008.01.02 14:54

신용위기 올해도 지속 전망…인플레이션도 세계경제 옥죌 듯

세계 경제의 축은 여전히 미국이다. 그렇기에 올해 세계 경제를 전망하는 데 있어 미국 경제에 대한 사전 진단이 빠질 수는 없다.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의 리트머스 시험지인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칼럼을 통해 "미국 경제의 침체가 얼마나 깊숙이 진행되고 또 오래 지속되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의 판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다음 3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이 모두 "그렇다"일 경우 세계는 글로벌 경제 불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1. 신용위기는 2008년에도 계속될 것인가.

대답은 무조건 "그렇다"다. 신용위기는 아마도 올해 내내 계속될 것이며 개선되기 이전 한차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서브프라임'이나 '신용'의 위기가 아닌 '은행'의 위기이기 때문이다. 인류 경제사에서 은행 위기는 결코 쉽게 마무리된 적이 없다.

은행 위기는 특성상 끈질기다.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과 직접적으로 상호 작용하기에 그렇다. 은행 위기의 핵심은 단순한 유동성 부족이 아니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서로의 지불 능력을 불신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위기의 본질이다.

은행 위기가 본격화하면 파산하는 미국 기업들이 줄을 설 것이다.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을 비롯한 전체 금융 시장도 혼돈을 피할 수 없다.

여기서 파생되는 거시경제적 파급효과는 매머드급이다. 2001년 미국 경제는 주택시장 호황과 값싼 조달금리 덕분에 침체기를 비교적 쉽게 벗어났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 주택시장은 심각한 침체에 빠져 있는 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금리는 당시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높다.

2. 인플레이션 상승세는 계속될 것인가.


인플레이션 상향 압력이 또다른 리스크로 두가지 측면에서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우선 인플레이션 상승은 글로벌 국채 시장의 안정을 파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물가 상승이 각국 중앙은행에 족쇄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인플레이션은 세계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실제 명목물가가 급등하기도 했지만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위협 요소다. 13개 유로존에서 시장참가자들은 중기 인플레이션을 2.5%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 2.0%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물가안정과 신용시장 진정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인식은 물가상승 기대심리를 한껏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럴 경우 경기 침체는 심화하고 기간은 연장되며 은행 위기도 덩달아 극심해지기 십상이다.

3. 세계 경제의 불균형이 무질서한 방식으로 붕괴될 것인가.

세번째 위험은 글로벌 불균형이 무질서하게 무너지는 것이다. 예컨대 유로화와 엔화에 대한 미국 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붕괴되는 것을 말한다.

아시아와 중동, 러시아의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 가운데 상당량을 달러 이외의 통화로 다변화하면 달러 붕괴는 현실이 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중국이 외환보유액 다변화를 시사했을 때 달러 환율은 급등(달러 가치 급락)했었다.

그렇다면 세계 다른 나라들은 미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할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다"다. 아시아와 유럽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미국 경제 침체가 지속될수록 경제 성장률도 급격히 떨어질 공산이 크다. 세계 경제의 공멸이다.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하나의 '위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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