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신화' 그속에 대한민국 있다

두바이(UAE)=정진우 기자 사진=임성균 기자 | 2008.01.01 08:00

세계 최고 버즈두바이, 한국인의 도전정신이 일군 '사막의 꽃'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해 두바이를 방문하는 자리에서 '지도자의 창조적 리더십'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며칠전 재계 총수들과 만남에서도 셰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국왕을 언급하며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국민성에다 두바이 지도자같은 리더십을 발휘하면 세계 7대 강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3년 사이에 거의 모든 사람의 입에서 오르 내리며 우리 곁으로 바짝 다가온 두바이는 '천지개벽 두바이'에서 이제는 '창조적 리더십의 두바이'로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 신성건설이 짓고 있는 'O2타워' 40층에서 바라본 두바이 마리나 지역. 수십개의 고층 건물들과 쇼핑몰이 건립되고 있다.
두바이는 도시 전체가 공사 현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0~50층 높이의 각양각색의 건물 수백개가 동시다발적 지어지고 있다. 해변에는 '팜 주메이라'와 '팜 데이라' 등 야자수 모양의 또 하나의 도시가 건립되고 있고, 두바이 내륙을 관통하는 72km의 운하 조성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세계 타워크레인의 20%가 두바이에 있다"거나 "타워크레인이 교통신호등보다 많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금방이라도 하늘에 닿을 것 같은 '버즈 두바이(Burj Dubai)'다. 두바이 한 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버즈 두바이'는 우리의 기술로 세계 건축사를 다시 쓰고 있다는 점, 또 그 이면에 생존을 위한 고뇌와 창조적 상상력의 리더십(Leader Ship)이 배어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그 의미가 남다르다.

↑ 두바이 현지시각으로 아침 6시부터 3시간동안 연속 촬영한 버즈두바이 모습. 해가 왼쪽에서부터 서서히 떠오르고 있다.
◇버즈두바이, 한국인의 희망을 안고 높이 더 높이=새해 1월1일 0시0분(한국시간). 157층(600m) 높이의 세계 최고(最高) 건물이 탄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건설)이 짓고 있는 '버즈 두바이'가 세계 기록을 갱신한 것이다. 지난해 12월29일 156층(590m)에서 사흘만에 한 층(10m)을 더 쌓아 올렸다.

내년에 160층(첨탑포함 800m 이상) 높이로 완공될 '버즈 두바이'는 연일 세계 최고 건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해 7월 대만 타이페이 101 빌딩의 높이(508m)를 뛰어 넘은 후 세계 '마천루' 기록을 매일 바꾸고 있는 것.

두바이의 구도심 데이라 지역에서 서쪽 신도심으로 자동차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버즈 두바이'의 위용이 드러난다. 사막 모래바람에 가려 뿌옇게 보이지만 사막에 활짝 핀 꽃을 연상시키듯 하늘 높이 뻗어 있다. 10분 정도 더 달리면 '버즈 두바이' 현장에 도착한다.

'버즈 두바이'는 현재 6000명의 인력이 투입돼 내부마감을 비롯, 건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60~70층까지는 벌써 외부 유리창이 설치된 상태. 3개층만 더 지으면 220m가 넘는 첨탑이 올려지게 된다. 최종 높이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800m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총 공사비만 1조원이 투입되는 연면적 48만㎡(14만5000평)의 '버즈 두바이'는 한국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 이 곳에는 호텔 39층(564실)과 아파트108층(901가구), 오피스 37층(154개)이 들어선다. 두바이를 찾은 세계 각국 사람들이 '버즈 두바이'를 바라보며 삼성의 기술과 한국인들의 저력에 감탄하고 있다.


↑ '버즈두바이' 114층에서 바라본 두바이(세이크 자이드로드와 비즈니스베이 모습)
'버즈 두바이'의 114층. 상상력의 나라 두바이가 한 눈에 들어왔다. 해안가에는 세계지도 모양으로 조성되는 '더 월드(The World)'의 모습이 선명하다. 도시를 관통하는 푸른빛의 크릭(Creek)은 상상력이 현실로 되는 '두바이의 마법'을 보여주고 있었다.

현지의 삼성건설 윤왕현 부장은 "버즈 두바이는 세계 최고 높이의 빌딩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버즈 두바이는 두바이를 찾는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기술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알리는 우리의 대표 브랜드"라고 말했다. '버즈 두바이'는 지금도 한국인들의 높은 기상과 끝없는 도전정신 그리고 희망찬 내일을 담아 더 높이 뻗어가고 있다.

◇리더의 고뇌와 상상력이 낳은 '사막의 기적'='버즈 두바이'는 한국의 기술이 발휘된 '사막의 꽃'일 뿐 아니라 지도자의 고뇌와 상상력이 낳은 '사막의 기적'이기도 하다. 풀 한포기 나지 않는 열사의 사막을 '실리콘밸리'로 바꾸려는 셰이크 모하메드 국왕의 국가 개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무엇이 그를 고뇌케 하고, 상상력을 재촉했을까? 몇년 뒤면 석유가 고갈되는 절박감이 그로 하여금 두바이를 국제적인 허브(Hub)로 리모델링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외국기업과 자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여기에서 국가존립의 해법을 찾는 눈물겨운 투혼이다.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상상력은 어떻게 가능할까? 모하메드 국왕 등 리더들의 신념과 용기, 추진력이 결집된 리더십의 결과물이다. 모하메드 국왕 왕세자는 하루 24시간 세계적인 컨설팅사들과 교신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감리컨설팅기업인 미국의 터너(Turner Int'l)를 비롯, 세계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의 40% 이상을 설계한 SOM(미국), 호텔경영컨설팅업체인 TRI 등 70개(일부 복수)에 이를정도다.

↑ 두바이 최대 쇼핑몰인 '에미레이트 몰'안에 설치된 '스키두바이' 스키장. 사막에서도 스키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버즈 두바이는 물론 팜 주메이라 등 인공섬과 450m에 이르는 사막의 스키장(실내), 축구장 80개가 들어가는 초대형 쇼핑몰, 디즈니랜드의 8배가 넘는 '두바이 랜드', 전세계 기업·언론사·대학·병원을 모아놓고 세금을 면제하고 기업활동의 자유를 완전히 보장해주는 인터넷시티·미디어시티·지식마을(Knowledge Village)·헬스케어시티 등이 속속 완공되고 있다. 이러한 두바이의 천지개벽은 셰이크 모하메드의 진두지휘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02년 중동의 리더로는 처음으로 미국 CBS 방송의 '60 minutes'에 출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번영은 기술과 돈이 가져오는 게 아니라 오직 사람만이 가져온다. 가장 유능한 팀은 1 더하기 1을 2가 아니라 11로 만든다. "전진하려는 사람은 쓰러지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다시 일어서는 순간 쓰러질 때보다 한발자국이라도 앞에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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