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에 가는 관료들은 누구?

여한구 박재범 원정호 최중혁 기자 | 2007.12.30 18:40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파견되는 공무원들은 부러움을 산다. 인수위 활동은 힘들지만 그에 따른 보상도 크다는 이유에서다. "5년간은 보장된다"는 말도 나온다.

과거 정부를 보면 인수위에 파견됐던 관료들이 승승장구했던 예가 비일비재하다. 한편에선 기본적으로 능력있는 인사들을 인수위에 보냈던 만큼 '줄서기'가 아닌 '능력'을 통한 것일 뿐이라는 반론도 있다.

여하튼 올해도 대통령직 인수위에 파견되는 인물들의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의 철학만 되짚어 봐도 새 정부 출범의 흐름을 가늠하기 어렵잖다. 특히 현 정부에서 적잖은 역할을 해 왔던 관료들이 정권교체 시기 인수위에서 어떻게 적응해 갈 지도 관전 포인트다.

◇경제정책 열쇠는 '최중경' '조원동' = 인수위에 참여하는 관료중 경제 분과에서 눈에 띄는 인물은 최중경 세계은행 상임감사(행시 22회)다.

관가에선 '화려한 복귀'란 말이 나오지만 그의 귀국은 이미 예상됐던 바다. 경제 1분과를 책임지는 강만수 전 재정경제원 차관과 일찍부터 손발을 맞춰 왔기 때문. 이번 인수위원 선임 과정에서도 강 차관이 직접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최 이사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 조기 귀국을 위한 절차에 보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수위 활동 초기부터 결합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최 이사의 선임은 '인수' 작업보다 그 이후를 바라본 포석이란 얘기도 나온다.

거시정책통인 조원동 재정경제부 차관보(23회)의 인수위 참여도 '이변'으로 꼽힌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책임졌던 인물로 분류되기 때문. 그럼에도 그가 국정 과제를 다루는 기획조정 분과에 참여하게 된 것은 결국 '능력'때문이라는 게 주된 분석이다.

'일'에 있어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꼼꼼하고 합리적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추천했고 인수위에서 '오케이'한 것도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 1분과에는 강 차관의 서울 법대 후배인 부이사관(3급)인 최상목 재경부 금융정책과장도 포함됐는데 최 이사의 귀국 시점 등을 고려한 배치로 풀이된다.

◇부동산·금융, 외교·안보 전문성 고려 실무형 = 이밖에 경제 부처 관료들의 인선은 철저히 전문성을 고려했다. 김주현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2국장(금융), 김동연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기획관(기획), 김규옥 기획처 국장(예산) 등 각 분야의 '에이스'로 평가된다.

기후변화협약 태스크포스로 가는 이강후 산업자원부 국장은 '에너지통'이고 이현동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장 역시 기획 조사통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 형태근 정보통신부국장이나 박현출 농림부 농정국장 역시 부내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온 관료들이다.

이 가운데 현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을 주도해 온 서종대 건설교통부 주거복지본부장이 인수위에 포함된 것도 관심거리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인 정책 실패 사례로 꼽히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만큼 부동산 정책을 다 알고 있는 인물도 드문 게 그를 발탁한 주된 이유로 해석된다.

규제의 과거와 현재, 시장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라는 얘기다. 건교부 내에 주택 분야에 있어 그를 대신할 만한 인물이 뚜렷하게 없는 것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외교안보 분야의 경우 통일부와 외교부에서 각각 1명씩 불러들였다. 외교부에선 전문성을, 통일부에선 포괄성을 고려한 것으로 평가된다.

외교부에서 파견될 이용준 전 북핵외교기획단장은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북핵 전문가'이기도 하다.지난 2004년에는 '북한핵, 새로운 게임의 법칙'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통일부에서 나오는 엄종식 정책기획관은 통일부 전체 업무를 파악하고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노동·복지·환경은 깜짝 인선 = 보건복지부와 노동부에선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지난 28일까지만 해도 인수위측으로부터 공무원 파견 요청을 받지 못해 이러다가는 인수위에서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파다했던 게 현실.

그러나 뚜경을 연 결과 부처 소속 간부가 파견 공무원 명단에 포함돼 있어 한시름 놓게 됐다.
노동부에서 파견나갈 조재정 공공기관 비정규직 대책추진단장은 인수위 파견 언질을 전혀 받지 못한 상태에서 발표가 난 뒤에야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인수위는 노동부에 파견 요청 없이 조 단장을 직접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 최고위층 핵심 간부도 이날 오전까지 조 단장의 파견 사실을 전혀 몰랐었다.

노동부뿐 아니라 다른 부처에서도 부처 추천 인사보다 인수위측에서 직접 지명한 인사들이 적잖았다는 후문이다. 복지부에서 파견되는 최희주 건강정책관(30회)은 유시민 장관 시절 기자실 '대못질'의 단초가 됐던 건강투자정책을 입안했던 인물.

환경부에서는 고참급인 홍준석(24회) 수질보전국장이 낙점 받았다. 환경부는 당초에는 국장급이 아닌 과장급이 인수위에 파견나가는 것으로 정리됐으나 조율 과정에서 홍 국장으로 최종 결론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베스트 클릭

  1. 1 [단독]구로구 병원서 건강검진 받던 40대 남성 의식불명
  2. 2 박지윤, 상간소송 와중에 '공구'는 계속…"치가 떨린다" 다음 날
  3. 3 중국 주긴 아깝다…"통일을 왜 해, 세금 더 내기 싫다"던 20대의 시선
  4. 4 "아시아나 마일리지 자동소멸? 전용몰은 다 품절"…쓸 곳이 없다
  5. 5 [단독] 4대 과기원 학생연구원·포닥 300여명 일자리 증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