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모시는게 내 팔자" "飮水思源"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7.12.30 12:42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 이동관 대변인, 인수위 워크솝셔 에피소드 좌우명 밝혀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의 국정 밑그림을 짤 '이명박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핵심 인사들의 '좌우명'은 뭘까. 29일 열린 첫 워크숍에서는 인수위 주요 인사들이 각자의 '좌우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포함, 위원장과 부위원장, 각 분과 간사 및 인수위원 31명이 '상견례'를 겸해 함께한 만큼 '어색함'을 덜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시간이었던 셈이다.

인수위 김형오 부위원장은 "내가 딸이 둘인데 박근혜 전 대표와 전재희 의원을 파트너로 일했던 적이 있고, (이번엔) 이경숙 위원장을 모시게 돼서 팔자가 여성을 모시는 팔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순 딱딱했던 워크숍 분위기는 부드럽게 변했다.

차기 정부의 주요 국정 우선과제를 담당할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의 사공일 공동위원장은 자신의 좌우명을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大天命)'이라고 소개했다. 사람으로서의 할 도리를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사공 위원장은 자신의 이름 때문에 군대 시절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소개해 워크숍의 딱딱함을 눅였다.

그는 "군대 갔을 때 항상 군번이 너무 길다고 질타를 많이 받았다"고 소개한 뒤 그 이유를 "군번에 '4, 0, 1(사공일)' 숫자 세 개가 더 붙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좌중의 웃음을 유도했다. 사공 위원장은 경쟁력특위 위원장이란 중책을 맡은 데 대해서는 "국가를 위한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윤진식 특위 부위원장은 좌우명은 '소박'했다. 윤 부위원장은 자신의 삶의 지표를 "맡겨진 일을 성실히 하고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위 산하 정부혁신규제개혁TF팀장을 맡은 박재완 의원의 좌우명은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사람을 대접할 때는 봄바람 불 듯하고, 자기를 지키는 것은 추상과 같이 한다는 것으로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너그럽게 한다'는 뜻이다.

역시 특위내에 구성된 새만금 TF팀장을 맡은 강현욱 전 전북지사는 "내 별명이 '강만금'이다"며 "새만금 사업이 국책사업인데 골치아픈 지역사업으로 격하됐다. 이리저리 핑퐁하다 이번 인수위에서 국제경쟁력강화의 주제로 결정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목 국민성공제안센터장은 "내 좌우명은 본래 '섬기는 리더십'인데 이 당선인께서 먼저 써 버리셨다"며 "그래도 그대로 (내 좌우명으로) 쓰겠다"고 했다.


워크숍 논의 내용을 브리핑한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의 좌우명은 '음수사원(飮水思源)'. 이 대변인은 "물을 마실 때에도 그 근원을 생각해야 한다는 뜻으로 살아가는 정합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위 기획조정 총괄간사인 맹형규 의원은 "범사(평범한 일)에 감사한다"는 좌우명을 제시했다. 사회.교육.문화 분과 간사인 이주호 의원의 좌우명은 '대기만성(大器晩成). 같은 분과 김대식 인수위원은 '거울이 먼저 웃지 않는다'는 이색적인 좌우명을 제시했다. 그는 "남을 대할 때 겸허한 마음으로 자기 마음을 먼저 열고 부드럽게 대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경제1분과 강만수 간사는 "만사에 감사하다"는 소박한 가치관을 제시했고 경제2 분과 간사인 최경환 의원은 "민생경제의 온기가 돌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제2분과 인수위원인 최재덕 전 건교부차관은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좌우명이라고 했다. 최 인수위원은 좌우명처럼 "'부인의, 부인을 위한, 부인에 의한 가정처럼, 부인을 섬기는 마음으로 인수위원들을 모시겠다"고 말해 호응을 유도했다.

경제2분과 농업 분야 인수위원을 맡은 홍문표 의원은 '말을 아끼고 행동을 실천하라'는 좌우명을 얘기했다.

법무행정 분과 정동기 간사는 "'마음이 맑으면 일이 다 흥성한다'가 내 좌우명이다"고 했고, 외교통일안보 분과 박진 간사는 '고진감래(苦盡甘來)', 홍두승 인수위원은 "세상에 마지막은 없다"는 좌우명을 제시했다.

정무 분과 진수희 간사는 "남에게 너그럽고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는 것을 삶의 지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분과 남주홍 인수위원은 '무실역행'을 좌우명으로 소개했다.

이 대변인은 "이번 워크숍에서 학술토론을 방불케 하는 진지한 토론이 진행됐지만 개인적인 경험과 에피소드, 좌우명을 소개하는 재밌는 시간도 가졌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