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회장 "해외진출, 세계은행 적극 활용"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7.12.30 12:00

"중국 진출 반드시 성공할 것"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이 모처럼 장시간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지난 27일 하나은행의 중국법인 개점식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다. 김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의 친분으로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는 금융인이다.

김 회장은 이 당선자와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로 고대 61학번 친목 모임인 '61회' 멤버로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고대 경영대 교우회 회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이 당선자와 관련된 질문에는 극히 말을 아꼈다. 당선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이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의 친분을 다룬) 그런 기사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며 "사적으로야 동기동창이지만 일국의 대통령이 된 이상 다르다"고 했다.

이어 "부담주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며 "잘 하시도록 주변에서 지켜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 중국법인을 포함한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중국에 사무소를 낸지 11년, 지점을 낸지 7년만에 본격적으로 중국 리테일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고 감회를 전했다.

이어 "'뱅킹'은 결국 그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며 "수년간 준비를 해온 것을 바탕으로 반드시 성공을 할 것이며 또 성공해야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김 회장은 또 "중국은 같은 한자문화권으로 문화적 배경이 비슷하다"며 "중국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면 다른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더욱 힘들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한반도의 평화가 정착되면 하나은행의 중국법인이 북한에 대한 지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북한에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상업금융은 당분간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마이크로크레디트(무담보 소액대출)는 북한에서도 해볼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은행에도 북한에서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하게 되면 함께 하자고 얘길 해놨다"며 "인도네시아 진출 사례처럼 정치적 리스크가 큰 국가에는 세계은행과 함께 진출하는 방식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나은행은 최근 인도네시아 ‘PT뱅크 빈탕 마눙갈’ 은행을 인수하면서 세계은행과 공조를 취했다. 지분은 하나은행이 61%, 세계은행 산하의 국제금융공사(IFC)가 19%다.

그는 인도네시아 은행과 미국 교포은행 인수건을 소개하며, "이제 국내 은행들도 M&A를 통해 세계로 나갈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이 지금까지 두자릿수 성장을 해왔지만 이제 국내시장에서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부족한 것을 보충하기 위해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향후 국내은행들의 추가 '빅뱅' 가능성에 대해서는 "빅뱅은 이미 끝났다"며 "다만 일상적인 M&A들이 남아 있고, 이정도 M&A는 언제나 있는 법"이라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미국 교포은행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피력했다. 김 회장은 "중국이 세계 각지에서 교민은행들이 교민사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우리 미국 교민은행들은 교민사회의 중심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나은행의 교포은행이 교민사회의 중심역할을 하도록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다시 선택할 수 있다고 해도 금융인이 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건축이나 금융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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