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이머징 대표기업 배워라

상파울루(브라질)=권성희, 임영준 기자 | 2008.01.01 06:40

[이머징마켓 대표기업을 가다]<1-1>

#장면 1. 지난해 7월5일 과테말라시티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두고 한국의 평창과 러시아의 소치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막후에선 한국의 최고 기업 삼성과 러시아 최대의 천연가스 기업 가즈프롬의 대결 양상이 펼쳐졌다. 삼성과 가즈프롬의 대리전이란 분석도 나왔다. 결과는 소치, 즉 가즈프롬의 승리였다. 삼성이 가즈프롬의 막강한 자금력과 영향력에 간발의 차로 밀렸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장면 2. 지난해 7월4일 멕시코의 금융전문 웹사이트, '센티도 코문'은 멕시코의 통신 재벌 카를로스 슬림 텔멕스 회장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을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한 달 후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춘은 세계 1위의 부자는 슬림 회장이라고 확인했다. 세 달이 지난 10월30일에는 인도의 PTI 통신이 인도의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 회장이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했다고 전했다.

#장면 3. 지난해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춘은 매출액 순으로 500대 글로벌 기업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68개가 이머징마켓 기업이었다. 중국이 24개로 가장 많았고 한국은 14개였다. 인도(6) 대만(6) 브라질(5) 멕시코(5) 러시아(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 사우디 아라비아는 각각 하나씩 포함됐다. 20년 전만 해도 이머징마켓에서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된 기업은 28개 뿐이었다.

이머징마켓은 최근 몇 년간 세계 경제와 투자에서 화두였다. 그러나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위주의 성장하는 '국가'에 대한 관심이었을 뿐 이머징마켓의 성장을 주도하는 '기업'에 대해선 거의 무지했던 것이 사실이다. 중국의 페트로차이나나 러시아의 가즈프롬 정도나 이름을 들어봤을까, 대개는 이름을 들어도 잊어버리고 혹 기억한다 해도 전문가가 아니면 어떤 기업으로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머니투데이의 의문은 여기에서 출발했다. '남미병'으로 악명 높은 브라질과 멕시코에선 과연 어떤 기업이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됐을까.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유치전에서 한국 최고의 기업 삼성을 제친 가즈프롬은 삼성보다 얼마나 대단한 기업일까.


13년간 부동의 세계 최고 부자였던 게이츠 회장을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로 각축을 벌이고 있는 이머징마켓의 슬림 회장과 암바니 회장은 어떤 인물일까. 슬림 회장의 텔멕스와 암바니 회장의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는 게이츠 회장의 마이크로소프트만큼 대단한 회사일까.

한 나라의 경제력은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좌우한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그 일자리를 통해 사람들이 소득을 얻으며, 그 소득으로 소비해 기업의 매출을 일으킨다.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것도 이머징마켓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기업이 없는 이머징마켓에는 투자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 현재 포춘 500대 기업에 중국 다음으로 많은 기업을 포함시킨 경제강국이다. 그러나 무섭게 도약하고 있는 이머징마켓 대표기업들을 간과한다면 글로벌 시장을 놓고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이제 선진국 기업만 벤치마킹하던 시대는 지났다. 급성장 중인 이머징마켓의 글로벌 기업 역시 한국 기업이 배우고 참조해야 할 대상이 되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이머징마켓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기업들을 직접 취재하고 분석했다. 브라질, 멕시코, 인도, 말레이시아, 러시아, 터키 등 이머징마켓에서 부상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을 통해 이머징마켓 시대를 조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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