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더 윗분이신데.." 李 "아이고 무슨 말씀"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07.12.28 19:50

盧대통령-李당선인, 대선 후 첫 회동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만나 만찬을 함께 했다. 노 대통령과 이 당선인과의 만남은 대선 이후 처음이다.

노 대통령은 오후 6시29분께 청와대 본관 1층에 서서 이 당선자를 기다렸다. 이 당선자는 오후 6시30분께 카니발 차량을 타고 본관 현관 앞에 도착해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의 영접을 받고 본관 안으로 들어갔다.

노 대통령은 현관 안쪽에서 기다리다 "어서 오십시오"라고 인사했고 이 당선인은 "나와 계시네요"라고 답했다. 두 사람은 가벼운 악수를 나눈 뒤 나란히 본관 중앙 계단을 통해 2층 백악실로 올라갔다.

백악실로 올라가면서 노 대통령은 "차가 아주 특별하게 생겼네요?"라고 말했고 이 당선인은 "경호실에서 사람을 보내 주셨습니다"라고 받았다. 이에 노 대통령은 "그게 당연하게 하도록 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나도 당선되고 나서 바로 그렇게 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당선인이 타고 온 차는 경호실에서 보내준 차가 아니라 평소 타고 다니던 카니발이었다. 이 당선인은 "여사님은 잘 계시죠? 인상이 아주 좋으시고.."라며 권양숙 여사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노 대통령과 이 당선인은 백학실로 들어서 취재진을 향해 악수 포즈를 취하며 다시 한번 인사를 나눴다.

-노 대통령 : 오늘은 업무상 만남이고...내 마음에는 당선인이 나보다 더 윗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당선인 : 아이고 무슨 말씀을,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 대통령 : 근데 의전은 아직 제가 가운데로 돼 있나 봅니다. 다음에 퇴임후에 (청와대에) 오는 일이 있으면 제가 그 자리에...
=이 당선인 : (웃으며) 임기가 다하셔도 선임자시니까 제가 선임자 우대하겠습니다.

문재인 비서실장이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과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을 노 대통령에게 소개하자 노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 노 대통령 : 축하 인사를 빠뜨렸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이 당선인 : 이제 한참 지났습니다. 문재인 실장님이 오셔서 화분까지 보내주시고 해서 그 때 잘 봤습니다.

-노 대통령 : 많이 바쁘시죠

= 이 당선인 : 요새는 오히려 좀 시간이 있습니다. 인사 좀 다니고..

- 노 대통령 : 나는 당선자 시절에 정신없이 바빴던 기억 밖에 없습니다.
=이 당선인 : 그 때 텔레비전을 보니까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이 (두 팔을 들어보이며) 막 하던데요.

- 노 대통령 : (문재인 실장을 보며) 그게 당사 앞이었죠?
= 이 당선인 : 높은데 있으시던데..

- 노 대통령 : 지금도 사진을 보면 그 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 이 당선인 : 힘드셨죠?

- 노 대통령 : 이전도 힘들고 이후도 힘들고, 그 시간들이 힘들었습니다.
= 이 당선인 : (당선자 시절은) 책임이 아무래도 덜하니까요. 5년이 빠르게 지나갔습니까, 힘들게 지나갔습니까?

- 노 대통령 : 좀 길게 느껴졌습니다. 중간에 다시 가다듬고 다시 출발할 수 있는 계기가 없으면 5년은 길게 느껴집니다.
= 이 당선인 : 시기가 어려운 시기였으니까요, 격변하는 시기였으니까요.

- 노 대통령 : 4년이 왜 4년인지 모르겠는데 관행처럼 4년입니다. 4년이면 행정이나 절차상의 속도로 봐서 대개 초창기에 시작한 것이 자리가 잡히고 평가를 받을 만한 시기입니다. 그 과정에서 옥신각신 하면서 평가를 받기도 하고, 선거로 심판을 받고 그렇게 되면 몰라도, 새롭게 가다듬고 시작하면 몰라도 중간과정 없이 5년을 가는 것은 매듭이 없어서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이 당선인 : 대통령께서 정당과의 관계가 그래서...변화무쌍하지 않았습니까. 오늘 국회에서 이라크 파병 연장안이 통과됐는데 한나라당은 전원 동의인데....아슬아슬하게 통과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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