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부회장 대거 발탁 '책임경영' 강화

머니투데이 이진우 기자 | 2007.12.28 15:07

[2008년 정기 임원 승진인사] 품질·판매·마케팅 부문 대거 전진배치

'부회장 대거 발탁 통한 책임경영체제 구축, 그룹 재무통 중용, 판매·마케팅 부문 전진배치.'

현대·기아차그룹이 28일 단행한 2008년 정기 임원 승진인사의 특징은 이렇게 요약된다.

사장 승진이 2명에 그쳤던 지난해와는 달리 이번에는 부회장과 사장 승진이 각각 4명, 7명에 달해 고위층이 한결 두터워졌다.

이 중 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재무통인 이정대 부회장은 지난 2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지 10개월여만에 다시 부회장 자리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전체적인 임원 승진규모도 264명으로 지난해(251명)보다 늘었다. 비자금 사태가 사실상 일단락된데다 정몽구 회장을 중심으로 총력전을 펼쳤던 2012년 여수 세계엑스포 유치에 성공함에 따라 전체적인 '사기진작'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부회장 4명 승진..책임경영 가속?=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품질(서병기)과 재무·기획(이정대), 제철(박승하), 건설(김창희) 등 그룹 내 핵심 사업분야를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 중 서병기 부회장과 이정대 부회장은 각각 그룹 내 대표적인 품질과 재무 전문가다.

'품질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는 서병기 부회장(60세)은 한양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78년 현대정공에 입사했다. 이어 1996년부터 99년까지 현대우주항공 변속기사업본부장(전무)를 거친 뒤 2000년 1월 현대차 전주공장장, 상용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2001년 1월부터 품질총괄본부장을 맡아 미래전략 차종의 품질 및 부품 품질을 대폭 향상시키는 핵심역할을 수행했다.

따라서 그의 이번 부회장 승진은 내년 글로벌 생산체제의 완성을 앞두고 초일류 자동차 기업에 걸맞는 품질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인사에서 품질 및 생산 부문의 승진자가 전체의 30%에 달했다.


이정대 부회장(52세) 역시 현대정공(현재 현대모비스)에 입사한 이후 줄곧 경리 업무를 맡으면서 정몽구 회장의 신임이 각별한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99년 현대차로 자리를 옮긴 이후 2000년 경영관리실장(상무), 2002년 전무, 2003년 재경사업본부장(부사장), 2007년 사장(기획조정실장)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왔다.

그룹 안팎에서는 환율과 고유가 등 악화된 대외 경영환경과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는 글로벌 메이커간 경쟁을 감안해 이 부회장에게 더 큰 책임을 맡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그룹내 또다른 재무통인 정태환 전무도 올해초 전무로 승진한 지 1년만에 또다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밖에 현대제철 박승하 사장과 엠코 김창희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역시 그룹내 핵심사업인 일관제철소 완성과 건설사업 강화 등을 염두에 둔 인사로 보고 있다.

◇판매·마케팅 부문 전진 배치= 이번 인사에서는 아울러 판매 및 마케팅 부문이 전체 승진자의 33%에 달해 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그룹 관계자는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체제 돌입에 맞춰 전세계 판매, 마케팅 역량의 강화를 통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올해 슬로바키아, 중국 2공장(이상 기아차)이 가동에 들어간데 이어 내년에는 현대차 인도 2공장과 중국 2공장도 각각 생산에 돌입하게 되며, 러시아 공장까지 착공할 경우 사실상 전세계 주요 권역에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을 마무리짓게 된다.

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생산기지의 효율적 운용과 안정적 가동, 수익창출을 위해서는 판매 및 마케팅 역량의 강화를 통한 총력 판매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판매 확대는 초일류 자동차 기업의 성장기반이 돼 줄 뿐 아니라 국내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이번 인사를 통해 경영체질 혁신과 함께 글로벌 경영 안정화 등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확보해 나가는데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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